‘개미 몰리면 고점?’ 한국인의 SOXL 급락…미국주식 강세 불구 경계심 부각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11. 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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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매수 선호 종목 약세
순매수1위 SOXL, 지난 주 -22%
보관액 5위 TQQQ는 10% 하락
미국도 개인 투자자들 낙관론
투심 힘입은 연말 강세론 전망
월가 일각선 투자 과열 경계심
“기업들 내년 실적 확신 못해”
‘트럼프 2.0’ 시대를 앞두고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매수에 나서자 월가 일각에서 조정론이 고개 들었다.

한국 투자자들 뿐 아니라 미국 내 투자자들도 테슬라 같은 개별 종목을 비롯해 트럼프 수혜 업종 상장지수펀드(ETF) 를 집중 매수했는데 관련 기업들 추후 이익 성장세가 매수 열기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시장 조사업체 EPFR 집계에 따르면 이달 13일로 끝난 주간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펀드 순 유입액이 557억8000만 달러(약 77조7350억 원)를 기록했다.

최근 7개월 연속 순 유입을 이어온 결과이며 이는 2021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주간 기준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자금 유입세로도 꼽힌다.

앞서 월가 대형 투자은행인 JP모건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선이 열린 이달 5일 주간에만 미국 내 개인 투자자들이 뉴욕증시에 상장된 ETF 와 개별 종목에 총 9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JP모건 측은 주간 기준으로 2022년 3월 이후 최대 유입이며, 특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와 비트코인을 비롯해 금융·유틸리티 업종에 투자하는 ETF 선호도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한국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테슬라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이더리움 2배 레버리지 ETF 와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ETF 를 집중 매수한 것과 비슷한 추세다.

한국인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이달 1~15일 간 174억8678만 달러를 기록해 전달인 10월 한 달간 매수 금액(235억4773만 달러)의 절반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시장 강세장 전망 비율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
한국 뿐 아니라 미국 개인 투자자들도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기준 금리 인하 사이클, 연말 강세장 예상 등으로 낙관론이 흐르고 있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지난 13일 주간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강세장 예상 비중은 49.8% 를 기록해 대선 직전 주간(39.5%)대비 급증했다. 이는 장기 평균(38.0%)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상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달아오르는 것이 주식 시장 과열 신호이며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경계심이 따른다.

soxl 지난 주간 흐름
지난 달 15일부터 최근 한 달 간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SOXL)이 지난 주간 22% 넘게 급락했다.

보관금액 기준 한국인의 미국주식 보유 5위 종목인 프로셰어스 울트라 프로 QQQ ETF (TQQQ) 역시 같은 기간 11% 하락한 상태다.

지나 마틴 애덤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주식 담당 수석 전략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2021년 4월 이후 가장 비싼 수준”이라면서 “2025년으로 향하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지속 여부와 빅테크 기업 외 나머지 기업들의 수익 모멘텀이 유지될지 여부인데 현재 과열 양상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조정 국면으로 반전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BI 집계를 보면 S&P 500 구성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당 순이익(EPS) 지표 움직임을 추적하는 ‘수정 모멘텀’ 지수는 마이너스(-)로 진입했는데 이는 추후 기업들 순이익이 둔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해당 지수 구성 기업들의 내년 한 해 EPS 를 모두 합치면 약 274 달러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작년에 앞서 제시된 예상치(약 277달러)보다 더 낮은 수치다.

s&p500 지수 한 달 흐름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기업들이 올해 성과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2025년 사업 전망치를 내는 데 주저하고 있다”면서 “기준 금리 향방이나 정부 재정 지출 부담을 비롯해 중국 경제 약세 등이 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윌슨 CIO 는 이달 초에 S&P 500 지수가 올해 연말 61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제시했지만 연말 강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편 셈이다.

반면 미국 데이터트렉리서치는 15일 투자 메모를 통해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대다수 미국 고소득 근로자들이 이미 올해 401(k) 기여금을 최대치로 납부해둔 상태이기 때문에 연말 강세가 예상되며 이들이 계좌에 추가로 돈을 넣을 수 있는 다음 시점인 1월까지는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401(k)는 미국 내 대표적인 퇴직 연금을 말한다.

한편 크리스 세이에크 울페 리서치 연구원은 “여전히 친환경 부문을 제외한 에너지 관련주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고, 최근 상대적으로 주가 약세를 보인 헬스케어 업종은 저점 매수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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