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예보 사장 "예금자보호한도 1억 상향… 최적방안 모색"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송년 기자간담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예금보험공사

24년 만에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올리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처리가 예고됐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한도 상향은 이제 실천가능한 과제가 됐다"며 "여러 적절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최적의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유 사장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4년 경영성과 및 2025년 추진업무'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치적 합의가 이뤄져 이제는 언제,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여야는 예금자 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금융사가 파산이나 영업을 중단해 고객이 맡긴 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됐을 경우 예보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예보가 금융사들에게 보험료를 받아 기금을 적립하는 형식이다.

현행 예금자 보호 한도는 5000만원으로 2001년 당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고려해 정해졌다. 다만 24년 동안 한도가 변함이 없어 경제 상황이나 GDP 상승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국의 은행 예금자보호 한도는 한국은 5000만원이지만 ▲미국 25만달러(3억5100만원) ▲영국 8만5000파운드(1억5100만원) ▲일본 1000만엔(9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유재훈 사장은 "여당, 야당이 합의를 하고 있는 중이여서 예보로서 알 수 있는 건 없지만 이미 보도된 대로 여러가지 적절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와 대안별로 실천 방안 또 장단점을 분석해서 최적의 방안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21대 국회에서 통과가 불발된 금융안정계정에 대해서는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보면 어느 때보다도 이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 시에 시급을 다퉈 도입하기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지금 도입하는 것이 좋다"고 부연했다.

유 사장은 올해 성과로 예금보험료율 한도 연장과 위기대응체계 강화를 꼽았다. 현행 예보료율 한도(예금의 0.5%)의 존속기한은 2027년 12월31일로 연장됐다. 예보료율 한도는 예금자보호법 부칙에 적용 기한이 있어 3년 단위로 연장해 왔다.

현행법상 모든 부보금융회사(예금보험 적용 금융사)에 대한 보험료율 최고한도를 0.5%로 규정하고 시행령을 통해 금융회사별로 경영상황과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보험료율을 다르게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0.08% ▲증권사 0.15% ▲보험사 0.15% ▲종금사 0.15% ▲저축은행 0.4% 등이다. 이번 한도 연장으로 예보는 기금 수입이 연간 8000억원 가까이 줄어드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유 사장은 내년을 '준비의 해'로 꼽았다.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을 본격 '예보 3.0' 시대로 도약시킨다는 포부다. 핵심 과제는 ▲금융안정성 ▲금융계약자보호 ▲2026년·2027년 기금체계 변동 ▲스마트KDIC를 지목했다.

유 사장은 "예보는 예금자 보호를 위해서 위기를 고민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겼던 한해"라며 "경제, 사회, 정치 등 내년 새로운 도전적인 환경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예보는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경제 약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