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풋사과’ 주지훈, 이번엔 ‘애플망고’다…‘미친개’ 정유미와 18년만 로코(외나무)[종합]

황혜진 2024. 11. 1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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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 정유미, 주지훈/뉴스엔DB 유용주 기자
사진=왼쪽부터 정유미, 주지훈/뉴스엔DB 유용주 기자
사진=정유미, 뉴스엔DB 유용주 기자
사진=주지훈, 뉴스엔DB 유용주 기자
사진=김예원, 뉴스엔DB 유용주 기자
사진=이시우, 뉴스엔DB 유용주 기자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배우 정유미와 주지훈이 '로코'(로맨스 코미디)로 뭉쳤다.

11월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라마다 호텔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극본 임예진/연출 박준화)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정유미, 주지훈, 이시우, 김예원, 박준화 감독이 참석했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원수의 집안에서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난 남자 석지원(주지훈 분)과 여자 윤지원(정유미 분)이 열여덟의 여름 아프게 이별한 후 18년 만에 재회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철천지원수들의 전쟁 같은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번 드라마를 위해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환혼' 등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과 KBS 2TV '조선로코-녹두전', '구르미 그린 달빛'을 공동 집필한 임예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박준화 감독은 이번 신작에 대해 "대본을 보고 가장 먼저 개인적으로 느낀 건 굉장히 큰 힐링이었다. 어릴 때의 모습이 대본에 많이 투영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일반적인, 보편적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인데 두 지원이 다시 만나며 두 집안의 갈등을 둘의 관계로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추억,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잘 드러난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작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에 대해 "로맨스와 코믹이라는 점이 이 드라마에서 기대할 수 없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느꼈던 가장 좋았던 부분은 어린 시절의 아련함이다. 그때의 좋았던 추억이 스토리상 굉장히 중요한 점으로 작용한다. 석지원 캐릭터가 굉장히 하찮은 이사장 캐릭터다. 약간 찌듦이 있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순수함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부분이 개인적으로 유쾌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지훈은 석반건설 전무이자 독목고 이사장 석지원으로 분한다. 드라마 출연은 올 5월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지배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12월 4일 공개되는 디즈니+ '조명가게', 공개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도 출연한다.

주지훈의 로맨스 도전은 2006년 방영된 MBC 드라마 '궁' 이후 18년 만이다. 주지훈은 "'하이에나'도 있고 '키친'도 있는데 왜 '로코'가 18년 만에 처음이냐고 하는 분들도 있더라. 전 직업이다 보니 장르 안에서 좀 더 세분화를 하게 된다. 장르 자체가 로맨틱 코미디를 앞세운 건 어떻게 보면 '궁'이라고도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연기를 꽤 오래 했는데 신기한 기분을 많이 받았다. '궁'은 판타지 요소, 설정도 들어가 있는 작품이라 일상에 발을 들여놓은 느낌은 아니었다. 이번 드라마는 찍으면서 정말 일상에 발을 들여놓은 느낌이었다. 제가 이사장이라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윤지원을 제 공간으로 끌고 온 게 아니라 제가 학교로 간다. 학교가 일상적인 공간이라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래서 그런 표현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지훈은 "차가운 겨울, 요즘 세계적으로 경기도 안 좋고 좋은 소식도 많이 없는 분위기에서 전기장판 틀고 좋아하는 만화, 드라마 보면서 귤 까먹을 수 있는, 그런 편안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따스한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궁' 속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풋사과"라고 자평한 바 있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속 석지원은 어떻게 묘사하고 싶냐는 질문에 주지훈은 "애플망고? 텍스처가 물컹거리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말려서 건망고로 드셔도 되고"라고 답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정유미는 '독목고 미친개'로 소문난 창의체험부 소속 체육 교사 윤지원 역을 맡았다. 드라마 출연은 2020년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그 사이 영화 '잠', '원더랜드'에 출연했지만 안방극장 복귀는 오랜만인 만큼 숱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정유미는 "벌써 10년이 흘러 10년 만에 '로코' 장르의 드라마를 하게 됐다. 일단 대본 봤을 때 재밌었고, 감독님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드라마 만들고 싶으시냐고 물어봤다. 촬영하면서 힐링하고 싶다는 말을 해 주셔서 거기에 저도 많이 동의를 했다. 오랜만에 일상적이고 편안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10년 전 방영된 KBS 2TV '연애의 발견'으로 '로코퀸' 수식어를 꿰찼다. 정유미는 "여전히 그렇게 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한여름('연애의 발견' 주인공 이름) 연애의 경험이 많았던 것 같고 윤지원은 연애 경험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일단 캐릭터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로코퀸' 후발 주자들 관련 질문에는 "같이 연기해 나가고, 그분들과 나란히 이름이 언급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유미와 주지훈은 희대의 라이벌이자 눈만 마주치면 싸우는 원수로 재회해 이른바 '혐관 케미스트리'를 뽐낸다.

정유미는 주지훈과의 호흡에 대해 "주지훈 배우가 나온 영화 속 캐릭터를 인상 깊게 보고 있었다"며 "같이 (로맨스 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되게 설��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드라마를 감독님, 많은 스태프 분들 도움을 받아 열심히 촬영했다. 방송 후에는 많은 편집과 음악 감독님들이 도와주시지 않을까. 저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지훈은 "저희는 아역 분량이 많다. 저희 이야기를 대사로 시청자 분들이 들으시는 게 아니라 그 시절 감성을 그대로 느끼실 수 있다. 좀 더 직관적으로 바라보실 수 있다. 이미 성인이지만 우리 안에 여전히 자라지 않은 순수한 모습이 있다. 석지원과 윤지원이 싸우고 티키타카를 할 때 밉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귀여울 수 있다. 관계에 있어 노스탤지어를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정유미는 "아무래도 이사장의 모습으로 멋있게 나타난다. 많은 분들이 멋있게 생각할 것 같다. 계속 촬영하면서도 느꼈지만 되게 귀여우시다. 그런 귀여운 모습들이 좋더라. 무게 잡고 있는 것보다 그렇게 편안하게 있는 모습들이 연기하면서 좀 재밌었던 것 같다"며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마 드라마를 시청하시는 분들께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주지훈의 첫인상에 대해 "사실 처음에는 좀 무서웠다. 영화 속 캐릭터들의 모습이 있어서. 눈만 마주쳐도 무서웠다"며 웃었다.

예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의 키 차이가 설렘을 자아낸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유미는 "첫 촬영을 할 때 실제로 이렇게 키가 클지 몰랐다. 목이 좀 아팠다. 그다음 촬영 때는 앉아 있고. 하찮은 이사장이니까 전 좀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제가 절 볼 수는 없는 거니까. 제 키는 일반적인 범위 안에 있다"며 "제 입장에서는 비슷하다. 전 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시우는 전직 국민 스타였던 고교 수영 선수이자 독묵고 체육과 교생 공문수를 연기한다. 윤지원에게 첫눈에 반한 '윤지원 바라기'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시우는 "문수는 MZ세대답게 갖춰진 옷을 입고 있지 않고, 자유롭게, 어떻게 보면 난해한 옷을 입고 등장한다. 그리고 정말 일편단심 윤지원만 바라본다. 강아지처럼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다며 쫄래쫄래 끝까지 쫓아다니는 캐릭터"라며 "완전 대형견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김예원은 독목고 수학 교사이자 진학부 소속 차지혜 역을 맡았다. 차지혜를 대변하는 키워드는 '독목고 냉미녀'다.

김예원은 "미녀까지는 모르겠지만 냉까지는 맞는 것 같다. 처음 콘셉트에는 냉미녀가 없었다. 윤지원을 친구로서 진심으로 생각하면서도 석지원을 짝사랑하는 위치에서 얘가 하는 행동이나 말들이 좀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가기 위해 속내가 드러나지 않는 차가운 톤으로 연기하게 되더라. 그래서 이런 키워드를 붙여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작 '정년이'가 흥행한 만큼 후속작 '사랑은 외나무다리' 흥행 여부도 주목되는 상황. 정유미는 "저도 어제 '정년이' 막방(마지막 방송)을 본방(본방송) 수사했다. 많이 울었다. 감독님들, 배우 분들 너무 고생하셨고 스태프 분들도 너무 존경스럽다. 저도 매란국극단의 연구생이 되고 싶다. 일단 저희 드라마가 이어서 잘돼서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꼭 오디숀(오디션) 보고 싶다"고 밝혔다.

주지훈 역시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에 대해 기쁨을 드러내며 '사랑은 외나무다리'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정유미, 주지훈 주연의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23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된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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