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대화" 정부, "강경투쟁" 의사들…원점 표류하는 '의료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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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료개혁이 원점에서 표류하고 있다.
여야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의료계와 제도적 측면의 소통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굳혔지만, 야당과 의료공백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 단체가 2차 회의마저 불참하면서 '반쪽 소통'이란 우려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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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료개혁이 원점에서 표류하고 있다. 여야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의료계와 제도적 측면의 소통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굳혔지만, 야당과 의료공백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 단체가 2차 회의마저 불참하면서 '반쪽 소통'이란 우려가 이어진다. 이 가운데 전공의 참여가 확대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본격 출범, 강경투쟁 기조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는 이날 비대위 구성과 운영계획을 발표, 정부를 상대로 "시한폭탄 식의 정책을 멈추라"며 기존의 강경투쟁 기조를 재차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의료계와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전날(17일) 진행된 여야의정협의체 2차 전체회의도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되면서 의정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의협은 임현택 의협회장이 탄핵된 뒤 비대위 체제로 전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의 추천을 받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을 선출한 바 있다. 의협 비대위는 비대위원 15명 중 6명(40%)이 전공의와 의대생(각각 3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전공의 대표인 박단 위원장까지 합류하면서 의료대란 사태 해결의 핵심이 될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이날 "정부는 이 시기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급격한 의대 증원은 '10년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며 "시한폭탄 의료 정책을 멈춰 정부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하라"고 촉구했다.
의료계가 대(對)정부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1년 가까이 이어진 의정갈등의 흐름은 계속 정체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의료계를 끝까지 설득해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이렇다 할 복안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의료계는) 지금까지의 입장과 별다르지 않은 입장을 (비대위 운영 관련 발표에서) 재확인 한 것"이라며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의료계와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전공의 등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등 어떤 식으로든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대화에 응해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 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추계위는 적정 의료인력 규모의 과학적 추계를 목적으로 구성된 전문가 기구다. 의사·간호사 등 직종별 각 13명으로 꾸리되, 해당 직종 공급자 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가 과반(7명)이 되도록 운영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 단체가 참여를 거부하면서 정부는 추천 접수를 끝낸 간호사 추계위부터 연내 출범하겠단 계획이지만 이조차 확실한 건 아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내 간호사 추계위 출범은)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시기는 그렇게 계획하고 있다"며 "의사 추계위와 관련해서도 계속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의협은 대화의 가능성 자체는 열어둔 상태다. 이날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여야의정협의체 진행 관련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지 회의적"이라면서도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을 찾아 조언을 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건 비대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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