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절차 줄여 가속화”… 박상우 국토장관 수원 영통1 재개발 방문

주민들 “사업시행인가에 6년, 재건축 분담금도 부담”
박 장관 “재건축 촉진법 제정해 사업 속도 제고”

박상우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이 “정비사업 절차를 줄여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재건축 촉진법)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앞줄 가운데)이이재준 수원시장(앞줄 맨 왼쪽)과 18일 오후 3시 경기 수원 매탄동 ‘영통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박지윤기자

박상우 장관은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수원시장)과 함께 18일 오후 3시 경기 수원 매탄동에 위치한 ‘영통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을 찾은 뒤 지역 주민들에게 이 같이 설명했다.

박상우 장관은 정부에서 재개발, 재건축을 헌 집을 부수고 새 집을 짓는 개인의 재산권 행위로 인식하면서 지원보다는 규제를 강화하고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속도를 늦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심이 노후화하면서 인구가 빠져나가고 지역 경제도 활력을 잃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봤다.

박 장관은 “재건축, 재개발을 단순히 개인의 재산권 차원으로 봐서는 안되고 이제는 국가 경제의 활력과 관련된 문제로 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수익성을 보장하면서 절차를 간단히 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정부가 도와준다면 재건축, 재개발을 지금보다 빨리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장관은 “노후 구도심에 거주하는 주민이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마음 편히 거주할 수 있도록 돕는 최선의 방법은 신속한 재건축‧재개발”이라며 “지난 8월 8일에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8·8대책)에 따라 재건축 촉진법 등을 제정하면 지역 내 노후 구(舊) 도심을 빠르게 정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영통1구역은 수원 영통구 권광로276번길 71-7에 자리한 5만2200.9㎡ 부지를 재개발해 지하 4층~지상 29층, 10개동, 976가구 규모 새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영통1구역은 노후 저층주택이 밀집해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민의 사업추진 열망이 매우 강한 곳이다. 하지만 여러 차례 정비계획을 변경하는 등 복잡한 행정절차로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6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영통1구역 조합원인 60대 A씨는 “영통1구역 근처에 역이 들어서고 재개발을 한다고 해서 52.9㎡ 면적의 빌라 한 채를 3억원에 매입했는데 조합원 분담금 예상액이 3억원이 나왔다”며 “대지지분은 19.8㎡에 그쳐 자산가치가 1억4000만원밖에 안 나와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A씨는 “진작 재개발을 끝냈어야 하는데 사업 절차가 길어지는 동안 공사비도 많이 올라서 사업성이 떨어진 게 아쉽다”며 “사업 속도를 올리고 분담금을 낮춰주는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지역주민과 함께 영통1 재개발사업 현장을 돌아보면서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향후 사업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수원시에 적극적인 정비사업 지원을 당부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절차 간소화 방안, 용적률 완화 방안, 도시 규제 완화 방안 등이 담긴 재건축 촉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한편, 수원시는 영통1구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주택 노후화가 급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전체 주택의 약 4분의 3이 지은 지 30년 이상된 노후 건축물이 된다. 지역 내 노후한 구 도심 지역이 많아 재개발의 필요성도 큰 상태다.

이날 박 장관은 정부가 8·8대책을 통해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재건축 부담금’ 제도에 대한 의견도 청취했다. 주민들은 현재 수원과 같은 많은 지역에 정비사업 후 부담금을 부과할 예정인데, 이 때문에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장 방문에서 제시한 지자체, 주민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적극적으로 전달해 재건축 패스트트랙 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재건축 촉진법 등을 비롯한 8·8대책 법안도 신속히 논의해 통과시킬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