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칼 뽑은 삼성전자, ‘반짝’일까 ‘롱 런’ 할까

조문희 기자 2024. 11. 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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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兆 자사조 매입 계획에 삼성전자 주가 단기 급등
증권가 “관건은 유지력…실적 개선 뒷받침돼야”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삼성전자가 주가 부양을 위해 발표한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에 시장이 환호한 분위기다. 18일 개장한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코스피 지수까지 급등하면서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관건은 유지력"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계획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려면, 결국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자사주 매입 계획에 단숨에 '4만전자' 탈출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오후 1시1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3100원(5.61%) 오른 5만6500원에 거래 중이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00원 오른 5만7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5만7500원까지 오른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기록한 52주 최저가(4만9900원)과 비교하면 2거래일 만에 13% 이상 오른 것이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같은 시각 코스피 지수도 1.94% 오른 2463.66을 가리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향후 1년간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과도하게 떨어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비상조치다. 당장 이날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 등 3조원 가량을 장내 매수해 모두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7조원어치에 대한 자사주 활용 계획은 추후 결정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반등은 예상 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자사주 매입이란 회사 자금으로 시중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9조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2017년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지속 상승해 9개월여 만에 50%가량 상승한 바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결정은 주가치를 제고하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NRD-K 설비 반입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주가 부양 핵심은 실적"…'신상필벌' 조직개편 나설까

시장의 초점은 이 같은 삼성전자 주가 반등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로 쏠린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11일 기록한 52주 최고가(8만8800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36% 이상 빠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주가 부양의 키는 '실적'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삼성전자는 기존 주력 사업군이던 D램 반도체의 경우 중국 기업에 추격당하고,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사업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력은 경쟁업체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영향으로 지난달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1조6000억원 이상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해왔다"며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 HBM 부문의 성과,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 부분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연구원도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여부가 자사주 매입 이후 삼성전자의 중장기 주가 상승 폭을 결정하는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메모리 시장은 범용 메모리 재고 감소 속도 여부에 따라 하반기 수급 및 가격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경쟁력 회복'에 방점을 찍고 공격적인 투자와 조직개편 등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역대 최대인 8조8700억원을 R&D에 투자했으며,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는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준비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상필벌' 차원에서 반도체 부문 사업부장이 대거 교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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