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중심은 이재명"…친명, 선거법 '1심 유죄'에 내부 단속

김세정 2024. 11. 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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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정권교체 민의 단단해질 것"
비명계 초일회, '3金' 초청 강연 추진
최민희 "비명 움직이면 죽일 것" 강경 발언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 비주류인 비명(비이재명)계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 아래 정치권에선 비명(비이재명)계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반면 당내 주류 세력인 친명계는 단결에 강한 목소리를 내고 내부 단속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판결 이후 당내 결집을 촉구했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선거법 1심 판결의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민주당은 하나'라는 목소리를 냈다.

친명계 '신핵심'으로 꼽히는 김민석 최고위원은 "정권교체는 대세이고, 이재명 대표는 그 중심이다. 주술을 2000번 해도, 아무리 잘못되게 판결해도 안 바뀌는 부동의 사실"이라며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실었다. 그는 "오판의 충격보다 더 큰 정권교체의 민의는 단단해질 것"이라며 "미국이든, 한국이든, 최종심은 국민 투표라는 게 입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2024년 11월 15일은 대한민국의 사법정의가 죽은 날이다. 이 대표는 무죄"라며 "조작 수사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고, 처음부터 유죄 결론을 짜맞추기 한 사법살인이자 정치 판결"이라고 강하게 표현했다.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단일 대오로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냈다. 그는 "이재명과 민주당을 죽이려 해도 더 강해진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걸어온 길이 그렇다"며 "죽은 사법정의를 반드시 되살리고 이 대표와 함께,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 더 강한 민주당, 더 하나 된 민주당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현희 최고위원의 발언 자료를 보고 있다. /남윤호 기자

주철현 최고위원도 "비록 사법부의 정의는 무너졌지만 민주당과 이 대표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흔들리지 않는 단일대오로 굳게 뭉쳐서 민주주의와 국민을 지키는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15일 판결에 따라 우려하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지도부 차원에서 잇달아 당내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판결 이후 당 안팎에서 비명계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피선거건이 제한돼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가 위험해질 경우 민주당은 다른 대권 주자를 찾아 나서야 한다.

우려와 함께 비명계의 물밑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전직 비명계 의원들이 주축인 '초일회'는 내달 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국제정세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연다. 내년 1월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나 김동연 경기지사를 초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김 전 총리와 김 전 지사, 김 지사는 비명계의 주축으로 '3김'으로도 불린다. 또 다른 주자인 김두관 전 의원도 대통령 임기 단축과 개헌 추진을 위한 1인 시위에 나서며 몸을 풀었다

다만 당내 주류 세력이 아직은 친명계고, 이들이 굳건한 만큼 이 대표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바로 세력화에 나섰다간 주요 지지층의 공격 타깃이 될 수 있어 아직 몸을 사린다는 분석도 많다. 김동연 지사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이 대표의 1심 선고 결과를 비판하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비명계가 나서는 거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침소봉대라고 보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침소봉대라는 표현을 굳이 쓸 필요도 없이 얘기되는 분들(비명계 의원들)이 다 당원과 국민에 의해 일정하게 판단을 받은 분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이미 판단이 마무리가 됐는데 다른 발언을 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권교체를 큰 흐름으로 밀고 가는 당에 무슨 영향을 미치겠냐"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러저러한 변수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현재 민주당 내부나 지도력이 흔들릴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전직 비명계 의원들이 주축인 '초일회'는 내달 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국제정세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연다. 내년 1월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나 김동연 경기지사를 초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경수 전 지사, 김동연 지사, 김부겸 전 총리. /뉴시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당대표도 위기고, 당대표의 위기가 당의 위기로 오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당대표 중심으로 단일 대오를 형성해 갖고 사실을 밝히는 데, 또 제대로 재판 대응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된다는 게 일반적인 다수 당원들 또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친명계 최민희 의원은 선고 다음 날인 16일 열린 집회 현장에서 유튜버들에게 "일부 언론들이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한다)"며 "(비명계가)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강경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한 의원도 <더팩트>에 당장은 단결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몸풀기에 나서면 이 대표의 판결을 기다렸다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자중할 것으로 보인다. 암중모색이나 정중동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25일 예정된 위증교사 1심 선고에서도 유죄가 나온다면 수면 위에서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도 분석했다.

반면 친명계는 더욱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칠 수 있다고 박 평론가는 내다봤다. 그는 "위기 앞에서 뭉칠 수밖에 없다. 친명계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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