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단 담아 31번째 풍선 날려보내…군 당국 “인내심 시험 말라” 경고
‘마지막 경고…대한민국 영존 불가능’ 문구
상황 변화 없다면, 북한 풍선 살포 이어질 듯
북한이 18일 대남 전단(일명 삐라)이 담긴 31번째 오물 풍선을 날려보냈다. 풍선에 전단을 담아 보낸 것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다. 군 당국은 “우리 군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지 말라”며 경고했다. 남·북의 전단 살포 대결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새벽 북한이 약 40개의 풍선을 띄운 것을 식별했고, 이 중 20여개가 수도권과 경기 지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풍선에는 대남전단 등이 담겨 있었다. 안전을 위협하는 물질은 없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북한이 풍선에 전단을 담아 보낸 건 올해 두 번째다. 손바닥 크기의 전단에는 남한에 위협을 가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통령실에 미사일을 겨냥한 그림과 함께 ‘마지막 경고마저 새겨듣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영존 불가능!’이라고 쓰여 있거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그림에 ‘또 다시 도발한다면 력사(역사)를 갈아 치울 것이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북한이 평양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무인기(드론) 사진과 함께 ‘대꾸할 가치 없어? 아니, 대꾸 못하지’라고 쓰인 전단도 있었다. 남한이 무인기를 보냈다는 북한 주장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문구다. 지난달 24일 북한이 30번째 보낸 풍선에는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전단이 담겨 있었다.
합참은 “우리 군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지 말라”며 경고 성명을 발표했다. 남기수 합참 공보부실장(대령)은 “북한은 치졸하고 비열한 7000여개의 오물·쓰레기 풍선으르 부양해 우리 국민의 불안과 함께 인적·물적 피해를 발생시켰다”며 “북한의 행위는 선을 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선을 넘을 경우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전단 살포는 남한 민간단체가 보낸 대북 전단에 맞대응하는 성격이 짙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북한지역에서 발견된 대북전단 등의 사진을 공개하며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번 풍선이 날아왔다.
대북 전단과 풍선 갈등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북한이 풍선 살포의 명분으로 삼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을 의지가 없다. 앞서 군은 북풍이 부는 겨울철에 북한의 풍선 살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 5월 28일부터 이날까지 31차례 풍선을 보내는 동안 남한은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 대북 확성기 방송 실시로 대응해 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지난 2년 반 동안 정부의 국방 분야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는 2016년부터 2년 동안 이어진 적이 있다”며 현재 국면이 장기화될 것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대북 방송의 효과를 당장 산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효과는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의 군 대응 방식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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