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장관 “고용부 산하기관 직무급 도입률 33.3%...신속 도입해야”

“근로복지공단 대지급금 제 역할 위해 업무개편, 낮은 회수율 해결해야”
“퇴직연금 의무화하는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 개정 추진할 것”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2개 산하기관장을 불러 모아 서둘러 직무급제를 도입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의 노동개혁 과제 가운데 직무급제 도입이 주요 과제인데도 정작 고용부 산하기관 12곳 가운데 4개 기관만이 직무급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임금체불 해소를 위한 대지급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업무를 개편할 것을 지시했다.

18일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산하 공공기관장 회의를 열고 “고용노동부와 산하기관은 과감한 혁신으로 노동개혁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며 “기관장들은 신속하게 직무급이 도입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직무급 도입은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에 따라 지난 2022년 8월 이후 2년 이상 추진 중인 정책으로 전체 공공기관의 직무급 도입률이 63.7%에 달한다. 하지만 고용부 12개 산하기관 가운데 직무급을 도입한 기관은 근로복지공단, 산업인력공단, 노사발전재단, 한국고용노동교육원 등 4곳 뿐으로 전체 도입률이 33.3%에 그친다.

김 장관은 근로복지공단에 대해 “임금체불 해소는 국민들이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문제이고, 특히 대지급금은 임금체불 해소를 위해 매우 중요한 제도”라며 “근로복지공단은 대지급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업무를 개편하고, 특히 대지급금의 회수율이 낮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지시에도 대지급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올해만 해도 매월 임금체불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내년 대지급급 예산은 사실상 감액된 탓이다. 실제 고용부는 내년 대지급금 예산으로 5293억원 편성했다. 올해 예산 4747억원보다 11.5%(546억원)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예산 조기소진으로 증액한 예산(2216억원)을 합치면 오히려 23.9%(1670억원) 적다.

김 장관 또 “애초에 임금체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퇴직연금을 의무화하는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산재병원도 더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혁신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대해선 “아리셀 등 산업현장이 대형사고에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해서 지침화하는 등 자기규율 예방체계가 현장에서 확산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산업인력공단은 작년에 발생한 답안지 파쇄사고와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자격제도 혁신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폴리텍은 상당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만큼 보다 많은 국민들이 직업능력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노사발전재단도 이음센터가 실제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모든 기관은 국민을 직접 만나는 민원창구를 획기적으로 개선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선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직장내 성희롱이나 음김ㅁ주운전 등의 비위는 엄단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속히 개정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끝으로 김 장관은 고용부 실·국장들에게 “고용부와 산하기관 간 소통의 책임은 고용부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참석한 실·국장들은 산하기관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업을 통해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노동개혁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현장을 더 챙겨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