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넘는 하이엔드 브랜드 없다…GS건설의 뚝심

GS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안 만들어” 자이 브랜드 강화
하자이·순살자이 논란…리브랜딩으로 정면돌파
허윤홍 대표 “힘들었던 시기, 다신 안 오게 하겠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가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에서 열린 GS건설 자이 리이그나이트(Xi Re-ignite)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GS건설]

GS건설이 22년 된 자이(Xi) 브랜드를 재단장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 취임 직후 시작해 1년간의 리브랜딩 과정을 거친 GS건설의 야심작이다.

타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다퉈 운영하는 가운데 GS건설은 자이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 이번 재편으로 브랜드 강화에 나선다는 각오다.

앞서 하자 논란으로 ‘하자이’, ‘순살자이’ 등 일각에서 브랜드 조롱이 인 가운데 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허 대표의 브랜드 뚝심이 읽히는 결정이기도 하다.

GS건설은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에서 자이 리이그나이트(Xi Re-ignite) 행사를 열고 자이의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BI)을 공개했다.

단일 주택 브랜드 자이를 운영하는 GS건설이 브랜드 재단장에 나선 것은 지난 2002년 LG건설 시절 자이 브랜드 론칭 이후 22년 만이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왼쪽 세번째)가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에서 열린 GS건설 자이 리이그나이트(Xi Re-ignite)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재편 핵심은 브랜드 방향성을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바꾼 데 있다.

특별한 지성(eXtra intelligent)에서 ‘X’와 ‘i’를 땄던 자이 브랜드명 의미를 특별한 경험(eXperience inspiration)으로 바꿨다. 분양고객에 치중돼온 고객 관점을 자이 거주민으로 확장·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자이 로고도 변화를 줘 직선 요소를 비롯해 로고에 두께감을 더하면서 강인하고 신뢰감 있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색상도 좀 더 짙게 해 깊어진 브랜드 정신을 표현했다.

새 브랜드 로고는 이날 이후 분양하는 단지부터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시공중인 단지는 주요 부위인 외벽과 문주에 적용, 빠른 시일 안에 자이 로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자이 로고. [사진 출처 = GS건설]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닌 기존 브랜드 개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상의 도시정비기획 담당은 “2개 이상의 주택 브랜드를 운영할 때 다른 가치로 제공할 수도 있지만, 결국 하이엔드 브랜드 외엔 시장에서 외면받거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브랜드보단 브랜드 헤리티지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맞다고 봤다”고 말했다.

서아란 디지털/고객 혁신 담당도 “브랜드 유지가 단기적으로는 감내해야 하는 손실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여러가지 노력으로 회사와 브랜드에 대한 본질적인 신뢰 회복이 장기적으로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GS건설은 단순 브랜드 재편을 넘어 현장 중심의 업무 혁신을 추진, 안전현장을 위한 경영 강화에 나선다. 아파트가 단순 주거공간을 넘어 정서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최상의 주거 경험에 집중한다는 각오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늘어나는 외국인 근로자와의 현장 소통을 위한 인공지능(AI)기반 다국어 동시번역앱인 자이보이스를 개발했고, AI 기반 시공매뉴얼 자이북, DATA 기반 공정관리시스템 자이플러스도 운영한다.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갤러리에서 열린 GS건설 자이 리이그나이트(Xi Re-ignite)에서 새로운 BI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GS건설은 지난해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부실시공 논란에 브랜드가 강한 타격을 입은 것. 실적은 역대 최대 매출에도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올해 실적은 순항 중이다. 3분기 GS건설은 매출 3조1000조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을 각각 기록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3분기 신규 수주 4조6000억원, 수주 잔고 58조원(주택건축 32조원)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검단 사태를 통해 어려움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높은 수주 성적을 보이고 있고 주택 뿐 아니라 다른 사업본부도 고객을 향한 GS건설의 신뢰 회복에 힘을 보태준다면 더는 어려운 시기가 없을 것으로 본다. 임직원과 함께 과거 힘들었던 시기가 다신 안 오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