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아내 두고 대회 30분전 현장 도착한 라파엘 캄포스, PGA 투어 첫승 인생역전 ‘딸이 복둥이였네’

김경호 기자 2024. 11. 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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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캄포스가 18일 버뮤다 포트 로열GC에서 열린 PGA 투어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고 기자회견에서 삼각형 모양 트로피를 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 버뮤다|AFP 연합뉴스



첫 딸을 낳은 아내와 최대한 오래 함께 지내다 대회 개막일 30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한 라파엘 캄포스(36·푸에르토리코)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극적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캄포스는 18일 버뮤다의 포트 로열GC(파71·6828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가을시리즈 7번째 대회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총상금 69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68타를 치고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 2위 앤드루 노바크(미국)를 3타차로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캄포스는 2019-2020 시즌 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뚜렷한 성적을 올리지 못해 콘페리 투어(2부)로 내려갔다가 복귀하는 등 이전까지 79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콘페리 투어 1승이 있지만 PGA투어에서는 2021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 준우승이 최고성적이었다.

올해 다시 PGA 투어로 복귀한 캄포스는 지난주까지 페덱스컵 랭킹 147위에 그쳐 다음 시즌 카드를 걱정하고 있었으나 이날 우승으로 2년 시드를 확보하고 페덱스 랭킹도 80위로 끌어올렸다. PGA투어는 다음주 대회를 끝으로 페덱스 랭킹 125위 이내 선수들에게 내년 시드를 부여한다.

캄포스의 아내는 지난 월요일 유도분만으로 딸을 낳았다. 아내와 최대한 시간을 보내려고 대회 개막 당일 항공편을 선택한 그는 2라운드까지 7언더파 135타에 그쳤으나 3라운드에만 9언더파 62타를 쳐 공동선두로 올라섰고, 마지막날 3타를 더 줄이고 인생역전 드라마를 썼다.

우승상금 124만 2000달러(약 17억 3000만원)를 받고 1979년 치치 로드리게스 이후 45년 만에 PGA투어에서 우승한 푸에르토리코 선수가 된 캄포스는 우승 직후 “믿을 수 없는 한 주, 제 인생 최고의 한 주”라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앉아 내가 PGA투어 챔피언이라고 말하는게 믿겨지지 않는다”며 “솔직히 내겐 고용안정이 중요했는데, 앞으로 몇년 동안 어디에서 뛸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김성현은 공동 42위(6언더파 278타)에 그쳐 페덱스컵 랭킹 130위로 3계단 더 하락했다. 노승열은 공동 62위(1언더파 283타)로 페덱스컵 랭킹 178위를 유지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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