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가 불러온 제주 감귤 피해, 부산·경남도 교훈 얻어야

염창현 기자 2024. 11. 1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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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가 가까운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

하지만 제주에서는 감귤을 바라보는 눈이 육지와 아주 다르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는 올해에 10만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제주 감귤도 전 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이상기후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이른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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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감귤 박람회’ 성공 개최… 다양한 행사들 방문객 눈길 끌어
반면 폭염·폭우 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는 농가에 큰 걱정 안겨
대책 마련되지 않으면 환경 변화·재배지 변경 등 곧 현실화될 듯

감귤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가 가까운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 이 때문에 소비자 처지에서는 단순한 먹거리 중의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 당연지사.

하지만 제주에서는 감귤을 바라보는 눈이 육지와 아주 다르다. ‘제주도의 생명 산업’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제주의 내수 경제를 이끄는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용한다. 지난 13일부터 시작해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2024년 제주국제감귤박람회’가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4년 제주국제감귤박람회’에서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가 열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제공


지난 14일 들른 현장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우선 감귤 홍보관 등 8개 관에서는 211개 부스가 운영 중이었다. 온라인 전시관에서는 3D 기술을 활용해 가상으로 감귤 산업에 대한 내용이 소개됐다.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장에서도 열기가 느껴졌다. 12개 나라에서 온 34개 기업이 제주도 내 38개 업체와 열띤 협상을 하고 있었다.

특히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 것은 각종 체험 행사. 너른 농장에서는 감귤 따기를 할 수 있었다. ‘감귤 디저트 쿠깅 클래스’, ‘감귤 힐링 체험’, ‘힐링 귤림추색길 걷기’ 등도 행사장을 찾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는 올해에 10만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의 6만8000여 명보다 3만2000여 명이 많은 수치다.

제주도에 있는 ‘남원 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 모습.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제공


제주에는 소비자가 좋아하는 최상의 품질을 가진 감귤을 선별하는 시설도 여러 개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남원 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도 이 같은 기능을 한다. 남원농협이 운영하는 이곳(연면적 8370.92㎡ )에는 저온저장고, 제함기, 비파괴선별기 등이 들어서 있다. 센터는 입고된 감귤의 당도와 산도 등을 따진 뒤 상품만을 가려내 ‘곱들락’이라는 이름을 붙여 시중에 내놓는다. 곱들락은 제주도 방언으로, 곱상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제주 감귤도 전 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이상기후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이른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올해에만 해도 한동안 이어진 폭염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과일이 갈라지는 ‘열과 피해’를 봤다. 이 때문에 2024년산 노지 감귤의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격 역시 잦은 비에 따른 착색 부진과 외관 불량 등의 이유로 전년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한라봉이나 천혜향 등 만감류(감귤나무와 오렌지나무 품종을 교배) 생산량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전망이다.

현지에서는 이상기후가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낸다. 이에 제주도는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제주에 있는 농촌진흥청 산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와도 협력을 강화한다. 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협 환경 변화 등을 예측,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제주의 감귤 열과 피해 사례는 부산과 경남 등의 농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40~50년이 지나면 기후변화로 인해 육지에서 키우는 대부분의 과실 및 채소류 재배지가 북상할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울한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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