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vs -12%’…펀드수익률도 한미 양극화

유혜림 2024. 11. 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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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금리 인하 사이클에 '트럼프 2기'의 친기업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당선 이후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고,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만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 마저 나온다.

미국 경제 지표가 여전히 견조한 데다 '트럼프 2기'의 친기업 정책 기대감도 크다는 분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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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독주…신흥시장서 자금 유출
‘자국 우선주의’ 미국만 강한 성장세 유지
“수익률 격차 더 벌어질 수 있다” 분석도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주식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

“사실 시장에선 트럼프 재선으로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신흥국 시장엔 ‘도전의 시간’이 될 겁니다. (조던 스튜어트 JP모간자산운용 자산배분부문 대표)”

미국 증시가 금리 인하 사이클에 ‘트럼프 2기’의 친기업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당선 이후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고,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만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 마저 나온다. 신흥국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미국과 한국 증시의 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5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11.9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10.03%), 1개월(-9.23%) 모두 마이너스다. 그나마 미국 주식이나 채권 등을 담은 국내혼합형 펀드의 경우, 간신히 2%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33.4%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 만해도 6% 넘는 성과를 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에선 미국 주식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 지표가 여전히 견조한 데다 ‘트럼프 2기’의 친기업 정책 기대감도 크다는 분석에서다. 반면, 한국 기업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대미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단 우려가 크다.

조던 스튜어트 JP모간자산운용 자산배분부문 대표는 “미국 경기는 여전히 견조한 상태”라며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을 피해 미국 시장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 빨라질 수 있다는 국책기관의 분석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14일 미국 경제는 내년에도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전망치(1.7%)보다 0.4%포인트 상향된 수준이다. 반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2%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3.0%로 제시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감세 조치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중국·유로존 등은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시욱 KIEP 원장은 “미국 경제가 안정화되면 보편관세는 실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시기적으로는 내년보다는 내후년에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10∼20%의 세율을 부과하면 교역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 대선 이후 유동성도 미국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일제히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면서 “특히 9월에 강하게 자금이 유입됐던 신흥 아시아 지역에서 10월 중순 이후 강하게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트럼프 2기’ 정책발(發) 리스크도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동학개미들의 투자 이민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 ETF(상장지수펀드)에서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6.3%에서 64.4%로 급감했다. 반면, 국내에 상장된 ETF 중 해외 자산을 기초로 한 상품의 순자산은 이달 처음으로 56조원을 돌파하며 폭풍 성장 중이다. 올 들어 순자산 증가 상위 10위 중 8개가 모두 미국 주식형 ETF였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 증시는 트럼프의 부양·압박 순서, 중국의 대응 부양책 등이 증시 강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반면, 미국 증시는 명목 성장 기대가 커지면 주가지수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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