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성매매 노후건물 몰수해도 재개발 가능 토지는 놔두라”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노후한 건물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해당 건물은 몰수할 수 있지만 토지까지 몰수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성매매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홍 모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건물 몰수를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몰수에 관해 비례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홍 씨는 2019~2020년 사이 서울 영등포구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고 성매매 업소에 토지와 건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성매매처벌법이 성매매 영업에 제공된 토지와 건물을 범죄수익에 해당한다고 보고 몰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 근거해 건물과 토지를 모두 몰수해야 한다고 봤다. 이와 함께 홍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31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토지까지 몰수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형법상 몰수 요건에 해당하는 물건이라도 이를 몰수할 것인지 여부는 법원의 재량"이라며 "몰수는 비례의 원칙에 의한 제한을 받으며 이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