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네르, ATP 파이널 우승...2024년 남자 테니스를 지배하다
얀니크 신네르(23)가 2024 ATP(남자프로테니스) 파이널 정상에 올랐다. 1970년 대회 창설 이후 이탈리아 선수로는 첫 챔피언이 됐다. 작년 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에 0대2로 져 준우승했던 아쉬움도 씻었다.
신네르는 18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27)를 2대0(6-4 6-4)으로 물리쳤다. 서브에 이은 강력한 포핸드 공격이 돋보였다. 그는 지난 9월 US 오픈 결승에서 프리츠를 누르며 우승했고, 1월 호주 오픈에선 자신의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했다. 신네르는 한 시즌을 결산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ATP 파이널도 제패하며 2024년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연말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확정했다.
신네르는 상위 랭커 8명이 참가하는 ATP 파이널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전승을 거뒀다. 1986년 이반 렌들(체코) 이후 첫 무실 세트 우승이었다. 신네르는 두 그룹으로 나눠 치러진 리그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프리츠, 알렉스 드 미노(호주)를 연파했다. 그는 준결승에선 캐스퍼 루드(노르웨이)를 제압했고, 결승에서 다시 만난 프리츠도 완파했다. 프리츠는 준결승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2위)를 2대1로 따돌리고 결승에 올랐으나 신네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달 초까지 랭킹 6위였던 프리츠는 2015년 프로 전향 이후 가장 높은 4위로 올라섰다.
무패 우승을 달성한 신네르는 488만1100달러(약 68억원)를 상금으로 땄다. 조별 리그 1경기를 이길 때마다 39만6500달러를 확보했고, 준결승 승리(112만3400달러)와 결승 승리(223만7200달러) 상금도 가져갔다. 별도의 출전 수당(33만1000달러)도 받았다. 488만 달러는 프로 투어 단일 대회 상금으로는 가장 크다.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7회)을 가진 노바크 조코비치(7위)는 불참했고,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는 조별 리그에서 탈락(1승2패)했다.
2018년부터 프로 선수로 뛰고있는 신네르는 올해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 결승에 9차례 올라 8번 우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우승해 의미가 남다르다. 매 경기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한 결과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는 지난 3월 도핑 테스트에서 근육 발달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금지된 클로스테볼(스테로이드 계열) 양성 반응을 보였다. 국제테니스청렴기구는 “고의성이나 과실, 부주의가 없었다”는 신네르의 소명을 받아들여 징계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신네르가 US 오픈에서 우승한 뒤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1~2년 자격 정지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제소했다. 판결은 내년 초에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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