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최고수준 韓 상속세…기업 역동성 저해 부작용 커
투기세력에 기업 경영권마저 위태…기업포기 사례까지
日 기업승계 부담 낮추려 노력 중…상속세 개편 촉구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25년만에 상속세를 완화하는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가운데, 현행 상속세가 기업의 계속성과 역동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상속세제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상속세 개편이 필요한 5가지 이유’ 보고서를 발표하며 상속세 개선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5가지 이유로 △기업계속성 저해 △경제역동성 저해 △글로벌 스탠다드와 괴리 △이중과세 소지 △탈세유인 등을 짚었다.
앞서 정부는 올해 7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하향하고, 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과세(20%) 폐지를 담은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9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상속세 개편이 필요한 이유로 최대주주에 대한 과도한 상속세로 기업 승계시 경영권 방어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업의 계속성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상속재산이 주식인 경우에는 ‘최대주주 20% 할증평가’가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상속세율은 60%에 달한다.
국내 기업인들의 재산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비중이 높아 상속세를 납부하려면 주식을 팔거나 담보대출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60%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식을 팔면 지분이 40%로 감소해 외부세력이 경영권을 탈취하거나 기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상의는 과도한 상속세 부담 때문에 경영권(주식)을 처분하게 되면 경영자의 보유지분이 줄어들게 되는데 우리나라 상법에는 경영권 방어제도가 없기 때문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투기세력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
아울러 과중한 상속세가 기업 투자 약화, 주가 부양 제약 등으로 이어지며 경제 역동성을 저해한다는 판단이다. 또 현행 상속세가 25년 간 자산가치 상승을 반영하지 못해 중산층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급등한 부동산 등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중산층까지도 세금을 납부하게 된 것이다. 상속세 과세대상인 피상속인과 총결정세액은 2012년 6201명 1조8000억원에서 2022년 1만5760명 19조 3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현행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생애소득에 대해 최대 49.5%의 소득세(지방세 포함)를 차감하고 남은 재산에 대해 재차 과세한다는 점에서 이중과세 소지가 있기 때문에 많은 조세저항을 받고 있다. 과중한 상속세가 오히려 탈세를 야기하고, 상속재원 마련을 위해 대주주 지분이 높은 계열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상의는 지적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주요국 세제를 참고해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여 기업 경쟁력을 지원하고 경제활력을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소연 (sy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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