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자유 14위인데 노동시장은 ‘부자유’

박지웅 기자 2024. 11. 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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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복합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노사관계를 개선해야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사협력이 강화될 경우 소득 불평등 해소와 기업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을 이끌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 노사협력 환경 조성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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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노사협력지수 최하위
강성노조가 임금체계 개선 막아
결국 미래세대 취업 감소 초래
“무분규 노사 인센티브 줄 필요”

대내외 복합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노사관계를 개선해야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사협력이 강화될 경우 소득 불평등 해소와 기업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을 이끌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 노사협력 환경 조성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18일 파이터치연구원이 2007∼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의 노사협력지수와 지니계수 간 연관성을 실증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이에 따르면 노사협력과 지니계수 간 반비례 상관관계가 형성돼, 노사협력지수가 올라갈수록 지니계수는 감소했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한원석 파이터치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19년 기준 한국 노사협력지수는 3.6점으로 OECD 최하위인데, 이를 브라질(3.64점) 수준으로만 높여도 지니계수는 0.2%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시경제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동태일반균형 모형으로 노사협력지수와 일자리 상관관계도 추정한 결과, 노사협력지수가 1% 오르면 일자리는 10만3565개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글로벌 평가에서 한국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는 국가경쟁력 대비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발표한 ‘2024년 경제자유지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종합평가에서 73.1점을 기록해 184개국 중 14위를 차지했지만, 노동시장 항목에서는 57.2점으로 ‘부자유’ 등급을 받았다. 헤리티지 재단은 “한국은 규제 경직성이 존재하고 강성노조가 기업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3년 국가경쟁력 순위’에선 한국은 64개국 중 28위를 차지했는데, 경제성과는 22위에서 14위로 뛴 반면 생산성·노동시장 등 지표인 기업 효율성은 33위에 그쳐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았다.

경제계에선 한국의 고질적인 노동시장 경직성과 강성노조의 기득권 지키기가 청년 취업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정규직 노조 위주의 노동운동이 임금체계 개선을 가로막고 고용안정의 양극화를 초래하면서, 궁극적으로 미래 세대 취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15∼29세) 취업자 수는 지난 10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18만2000명 감소하는 등 2022년 11월 이후 2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한국 노사관계는 국가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산업구조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선 특히 고용의 경직성 해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원석 책임연구원은 “노사협력을 촉진하기 위해선 분규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타결한 우수 노사를 선발해 국가 차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노사문화 우수기업 포상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업 위주로만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이에 정부가 임단협 교섭을 분규 없이 마무리한 노조에 임단협 준비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박지웅·이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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