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전기차 공습 경보… 한국 ‘저가 치킨게임’ 긴장

중국 친환경차 月판매 역대최대
연간 생산도 세계 첫 1000만대
전문가 “내년 BYD 진출대비
국내 자동차업계 대책마련 시급”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내년 초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글로벌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위기 속에서도 중국 전기차 산업의 약진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BYD가 탄탄한 내수 수요 등을 바탕으로 향후 공격적인 저가 전략을 내세울 경우 국내 보급형 전기차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6% 증가한 143만 대로 월간 기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같은 달 전체 신차 판매량은 305만3000대로, 이 중 신에너지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6.8%에 달했다.

CAAM은 “정부의 적극적인 자동차 소비 진작책과 판매 업체들의 연간 실적을 위한 프로모션 행사가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며 “자동차 시장 호황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수와 수출에서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은 연간 신에너지차 생산량도 세계 최초로 1000만 대를 돌파했다. CAAM은 이달 14일 오전 기준 신에너지차 1000만 번째 출고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1∼10월 누적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977만9000대였다. CAAM은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12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이 신에너지차 생산·판매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3년에는 생산이 1만8000대에 불과했지만,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2018년 100만 대, 2020년 500만 대를 넘어섰다. CAAM은 100만 대 생산을 달성하기까지 약 10년이 걸렸으나, 100만 대에서 500만 대는 4년, 500만 대에서 1000만 대는 2년으로 갈수록 시간이 단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덤핑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한국 시장에서도 가격을 무기로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캐즘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이라며 “유일하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저가 치킨게임을 걸어온다면 대응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지만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가성비가 좋은 건 사실”이라며 “기업을 넘어 국가적인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