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원칙부터 삶의 지혜까지… 찰리 멍거가 남긴 유일한 책

고성민 기자 2024. 11. 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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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의 전설, 찰리 멍거
가난한 찰리의 연감
찰리 멍거│김태훈 옮김│김영사│ 3만3000원│460쪽│11월 8일 발행


‘현자들의 현자’ ‘가치 투자의 귀재’ ‘기업계의 거인’

고(故)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전 부회장을 수식하는 말이다. 멍거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버크셔 해서웨이를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72조6000억원)가 넘는 지주회사로 성장시켰다. 버핏이 가장 신뢰하고 의지했던 친구이자 동업자였다. 100세 생일을 한 달여 앞둔 2023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책은 1986년부터 2007년까지 멍거가 했던 강연 중 가장 뛰어난 강연 11개를 묶어 소개한다. 멍거가 직접 쓴 유일한 책이자 마지막 책이다. 멍거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에서 영감받아 이 책을 ‘가난한 찰리의 연감’이라고 명명했다. 자신의 책에도 시대를 초월한 조언을 담기를 희망했다.책은 2005년 초판 출간 후 전 세계 투자자의 바이블로 읽혀 왔지만, 저자의 요청으로 중국어판을 제외하고 다른 언어권에서 출간은 막혀 있었다. 한국어판 공식 출시는 이번이 최초다. 멍거가 임종 직전까지 자신의 견해를 덧붙이고,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마지막 강연 ‘인간적 오판의 심리학’을 전면 개정한 최종판(4판)이다.

멍거는 조찬 모임, 졸업식, 동창회, 대학 강의실 등에서 흥미로운 사례와 특유의 유머와 역설로 인생, 배움, 의사 결정, 투자에 관한 통찰을 설파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엉덩이 걷어차기 대회에 나간 외다리 신세” “망치만 가진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 등의 표현을 즐겨 사용했다. 성공하고 싶은 이가 갖춰야 할 깊은 지식과 넓은 시야를 비유로 일러줬다. 또 횡령이나 약물중독으로 인한 비참한 최후를 구체적으로 들려줌으로써 청중과 독자가 올바른 길로 나아갈 것을 설득했다. 심지어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하지 말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라”거나 역경이 닥쳤을 때 “엎드린 채 그대로 있어라”고 매우 진지하게 조언했다. 이것이 불행을 보장하는 확실한 처방이라는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1988년부터 코카콜라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장기 투자 사례다. 멍거는 어떻게 코카콜라 같은 알짜 종목을 떡잎부터 알아볼 수 있을까. 우선 그는 자기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신중하게 파악했고, 일단 분야를 선택한 후에는 큰돈을 투자했다. 멍거는 주식시장을 ‘이길 확률이 굉장히 낮지만 이기면 엄청난 배당을 받는 게임’으로 여겼다. “여러분은 평생에 걸쳐 그런 판을 수천 개씩 찾아낼 만큼 똑똑하지 않을 거다. 그러니 몇 번의 드문 판이 열렸을 때 정말로 크게 가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세상이 그런 기회를 줄 때 많이 베팅한다.” 이는 널리 알려진 멍거의 투자 성향으로 이어진다. 자주 매매하지 않는 것이다. “소수의 뛰어난 종목에 투자하고 그냥 깔고 앉아 있는 것은 개인에게 이득이 있다.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가 줄고, 헛소리를 덜 듣게 된다.”

멍거는 투자에 관한 결정보다 인생에 관한 결정을 더 중시했다. 그에게 성공적 투자 방식은 인생 문제에 접근하는 태도의 부산물일 뿐이었다. 따라서 11개의 강연은 찰리 멍거의 폭넓은 관심사를 포괄한다. 세속적 지혜를 얻는 방법부터 투자 전략을 활용해 자선단체 활동을 개선하는 방법까지 내용이 다양하다. 투자뿐 아니라 인생의 그래프도 우상향으로 만들고 싶은 이를 위한 찰리 멍거의 특별 강연이 펼쳐진다.

판사 출신 변호사의 북 큐레이션
책 속을 걷는 변호사
조용주│궁편책│ 2만2000원│224쪽│ 11월 1일 발행


“판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새롭게 시작할 때,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뻤다.” 해마다 백여 권의 책을 읽고, 날마다 두어 권의 책을 갖고 다니는 판사 출신 변호사가 58권의 책을 엄선했다. 시식하듯 이 책을 읽고, 감칠맛을 느끼면서 58권의 책을 하나씩 찾아가 보자. 저자는 책 내용을 단순히 정리하지 않는다. 책을 통해서 배울 점을 알려준다.

레일 위의 꿈, 현실이 되다
한국고속철도,
KTX 탄생의 여정
김세호│대림북스│ 2만2000원 | 332쪽│ 10월 31일 발행


2004년 개통한 한국고속철도(KTX)는 올해 개통 20주년을 맞았다. 저자는 KTX의 구상부터 계획, 착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를 직접 담당했다. 교통부에서 고속철도 정책과 계획을 수립했고, KTX 개통 때 철도청장을 역임했다. 때로는 긴박했고, 때로는 지루했던 고속철도 건설 과정과 세세하고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숨 가쁘게 펼쳐진다. 한국 고속철도 개발의 숨겨진 역사를 담는다.

사모펀드가 돈 버는 법
사모펀드 투자와 경영의 비밀
김태엽│세이코리아│ 2만7000원│384쪽│ 10월 25일 발행


불황의 시대에 어떻게 투자하고 경영해야 할까. 사모펀드가 구사하는 갖가지 경영전략을 살펴보자. 저자인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 대표는 약 20년 동안 사모펀드 업계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와 규모의 기업을 인수합병(M&A)하고 매각했다. 책은 거품을 걷어 내고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 한계 산업에서 수익을 남기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급변하는 세계 식량의 미래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
이주량│세이지│2만1000원│368쪽│10월 25일 발행


세상의 모든 산업은 농업에서 시작했다. 산업뿐 아니라 인류가 성취한 과학기술의 상당수는 굶주림과 투쟁에서 탄생한 산물이다. 현재의 인류는 역사상 가장 많이 먹고, 가장 싸게 먹고, 가장 멀리에서 가져다 먹는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식량난은 곧 다가올 미래다. 국가 식량의 4분의 1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선택’인 이유를 탐험해 보자.

기후 비상사태
세계미래보고서
2025-2035
박영숙, 제롬 글렌│교보문고│ 2만원│400쪽│10월 25일 발행


챗GPT는 구글 검색 대비 10배의 에너지를 쓴다. 생성 AI(Generative AI)가 전 세계 산업 분야에서 활약하며 예상치 못하게 떠오른 문제가 탄소 배출 증가다. 인공지능(AI) 개발 경쟁 탓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탄소 배출량은 최근 몇 년간 오히려 늘었다. 책은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최고기온은 얼마인지,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가 1.5도 넘게 상승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살핀다.

부정적 전염을 일으키는 힘
티핑 포인트의 복수 (Revenge of the Tipping Point)
맬컴 글래드웰│ 리틀브라운앤드컴퍼니│ 32달러│368쪽│ 10월 1일 발행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어떤 말이나 행동, 아이디어나 제품이 폭발적으로 유행하는 마법의 순간을 가리킨다. 맬컴 글래드웰이 2000년 ‘티핑 포인트’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신간은 티핑 포인트의 개념을 뒤집어, 부정적인 전염을 일으키는 힘을 조사한다. 1980년대 후반에 왜 로스앤젤레스가 은행 강도 사건의 중심지가 됐는지, 사회적 전염 현상을 다시금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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