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공작팀 추적]② "단톡방은 선대위 직속 본부"... 윤 캠프 '여론공작팀' 실체

강민수 2024. 11. 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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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가 만든 단체 카카오톡방(이하 단톡방)을 분석한 결과, 이는 몇몇 자원봉사자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 차원에서 기획된 불법 선거 운동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뉴스타파는 윤석열 캠프가 일종의 ‘여론 공작팀’을 운용했고, 이 사실을 언론이 고발하자 대책 회의를 열고 작성한 보고서 문건을 공개했다.(관련 기사 : [여론공작팀 추적]① ‘여론 공작팀’ 정황 담긴 '윤석열 캠프' 문건 입수

논란의 단톡방은 통상 '어게인(Again)SNS방' 혹은 '네트워크어게인(Again)'이란 명칭으로 불렸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단톡방에 등장하는 책임자(어게인SNS위원회 총괄위원장) 이 모 씨는 "어게인 본부는 선대위(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속 본부"라면서 자신들이 공식 캠프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 씨를 비롯한 주요 참가자들이 윤석열 캠프에서 임명장을 받은 사실도 확인된다. .

이들의 임명장에 표기된 '조직통합본부'는 실제로 존재했던 캠프 조직이었다. 조직통합본부를 이끈 이영수 씨는 각종 선거 때마다 등장해 '전국 단위 조직' 업무를 이끌었고, 현재도 여권 실세로 통한다.

'여론 공작팀'의 실체를 밝혀줄 핵심 인물인 것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단톡방을 그래픽으로 재구성. 단톡방 책임자(어게인SNS위원회 총괄위원장) 이 씨가 올린 글이다.

캠프의 조직적 관리 입증하는 '사진과 동영상' 존재   

대선을 두 달여 앞둔 지난 2022년 1월 1일. 어게인SNS위원회 총괄 본부의 단톡방에 '수호천사뽀미'라는 닉네임의 이 모 씨가 "SNS 팀원들은 전투사"라고 칭하며 자신이 책임관리본부장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씨는 "애국자님들의 손가락에 정권교체의 국운이 달렸다", "어게인 본부는 선대위 직속 본부이니 자부심을 가지시고 선거 운동 마음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자신들이 윤석열 캠프의 공식 조직이고, 자신들의 활동이 선거 운동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틀 뒤인 2022년 1월 3일, 책임자 이 씨는 임명장 수여식이 내일 열린다는 소식을 공유하면서 장소와 시간을 공지했다. 단톡방에 적힌 장소는 선관위에 대선 캠프로 신고된 서울 여의도 소재 대하빌딩이었다. 다음 날 단톡방에는 임명장 수여식 사진이 줄줄이 올라왔다. 이들의 임명장에는 '어게인SNS위원회'가 윤석열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통합본부'에 속해 있다고 표시됐다. 

윤석열 캠프 조직도와 단톡방 내용을 종합하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윤석열)-조직총괄본부(주호영)-조직통합본부(이영수)-어게인SNS위원회 순으로 이어진다. 

뉴스타파는 임명장 수여식 당일에 촬영한 영상도 확보했다. 이 영상에서 주호영 조직총괄본부장은 자신이 윤석열 후보를 대신해 인사말을 전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다. 선거 캠프가 단톡방을 만드는 것도 무방하다.

그러나 단톡방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제250조)나 후보자비방(제251조)에 해당하는 게시물이 유포됐다면 그것은 불법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단톡방을 분석한 결과, 악의적인 비방 게시물과 허위 정보 게시물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2년 1월 4일, 윤석열 캠프는 단톡방 참가자들에게 임명장을 나눠줬다. 이날 주호영 조직총괄본부장이 단톡방 참가자들 앞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단톡방 캡처 화면. 참가자들이 자신이 받은 임명장 사진을 게시물로 올렸다. 

이영수 조직통합본부장이 총괄 관리...현재는 '새미준' 단체로 바꿔서 활동 

임명장 수여식 엿새 뒤, 책임자 이 씨는 "(조직)통합본부가 전체 카톡방을 통합 관리하고, 이영수 본부장이 우리 모두를 통솔한다"고 공지했다. 실제로 뉴스타파가 입수한 윤석열 캠프 조직도에서 이영수 조직통합본부장의 존재가 확인된다. 

이영수 씨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선거 때도 캠프에서 조직 관련 업무를 맡으며 유명세를 떨쳤던 인물이다. 이 씨의 집안 행사에 여권 실세들이 총출동하는 모습이 언론에 자주 포착되면서 숨은 '실세'로 불린다. 현재는 여권 외곽 조직인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이란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새미준'은 대선 캠프에서 이 씨가 이끌었던 '어게인SNS위원회'의 후신이다. 

단톡방 책임자인 이 씨(어게인SNS위원회 총괄위원장)는 대선 직후 지방선거에 출마해 부산시 기초의원에 당선됐다.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단톡방이 캠프 차원의 불법 선거 운동은 아니었는지 물어봤다. 이 씨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면서도 "아무 문제없고 (위에서) 지시한 적도 없고, 순수한 자원봉사 활동이었다"고 답했다. 

이영수 씨에게도 수차례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남겼으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 기자 : 이OO 의원님이시죠? 저는 뉴스타파라는 언론사에 강민수 기자라고 하는데요. 윤석열 캠프에서 SNS 어게인 위원회라는 활동을 하셨잖아요? 

● 이OO : 그거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이야기도 없고 끝났고 해서… 죄송합니다.

○ 기자 : 캠프에서 하신 걸로 선거법 등으로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 이OO : 캠프에서 한 것도 없고 일단은 제가 법적으로도 가서 조사받고 다 끝난 얘기입니다. 아무 문제없고 지시한 적도 없고, 순수한 전부 다 자원봉사였어요. 이 사람, 저 사람 막 들어와서 자기들이 알아서 마음대로 글을 올린 거예요. 더 이상 제가 할 이야기도 없고, 죄송합니다.

- -이OO 부산시 기초의원/전 윤석열 캠프 SNS어게인위원회 총괄위원장

뉴스타파 강민수 cominso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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