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이재명 ‘중형’에 “그런데 김건희는? 윤석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그런데 김건희는? 그런데 윤석열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제1야당 대표와 배우자는 2년 넘도록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데 김건희 여사는 기소조차 되지 않은 데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이번 1심 재판부 판결은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라며 “이번 엉터리 판결 이후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이 처벌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고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도 ‘법인카드 10만4천원 유용’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았지만, 숱한 의혹에 휩싸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수사를 비껴간 사실을 부각한 것이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인용한 듯 “식사비 7만8천원(김혜경씨 본인 식사비 제외한 금액) 때문에 15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는다면, 5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두차례나 줬다는 김건희는 최소한 벌금 1억9천만원의 당선무효형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명태균씨에게서 ‘두차례에 걸쳐 김 여사에게서 500만원짜리 돈 봉투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대통령 부인일 뿐인 김 여사는 공직자가 아니어서 ‘당선무효형’을 받을 수 없으나,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가 ‘대통령’을 방불케 할 정도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이 있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박 원내대표는 “공천 개입을 확인시키는 육성이 확인됐고 더 많은 공천 개입이 드러난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수사해 처벌한 박근혜와 똑같은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낙선한 후보 말 몇 마디에 이렇게 중형을 내릴 거면 당선을 위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당선자는 얼마나 큰 벌을 받아야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태도만 봐도 (대통령 부부가) 지은 죄의 처벌이 무서워서 수사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유력한 야당 대선 후보를 제거하면 자신들 죄가 없어지고 처벌받지 않을 것이며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거라고 믿는다면 어리석고 순진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배우자라도 죄를 지었으면 수사받고 처벌받는 게 공정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특검을 거부한다면 국민께서 끝까지 죄를 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