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쉬는 날도 안 쉬고 던졌다…선발했다면 그만 뒀을 것” LG맨 장현식의 못 말리는 마당쇠 본능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쉬는 날도 안 쉬고 공을 던졌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올해 한국시리즈는 10월21일에 시작해 10월28일에 종료됐다. 이 기간 하루도 쉬지 않고 공을 던졌다는 투수가 있다. 지난 11일 LG 트윈스와 4년 52억원 FA 계약을 체결한 우완 장현식(29)이다.
장현식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구단 행사를 앞두고 위와 같이 말했다. 8일 내내 공을 던졌다는 얘기. 실제 한국시리즈 5경기 모두 나갔다. 성적도 좋았다. 5이닝 1피안타 3탈삼진 3볼넷 무실점 평균자책점 제로. 홀드도 한 차례 따냈다.
한국시리즈 맹활약이 FA 시장에서 가치를 드높이는데 한 몫 했다는 시선이 많다. 물론 올해 정규시즌 활약도 괜찮았다. 75경기서 5승4패16홀드 평균자책점 3.94. 점수를 적게 준 건 아니었지만, 75경기서 75⅓이닝을 소화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갔고, KIA 이적 후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눈에 띄는 건 연투다. 장현식은 지난 7월 올스타전 당시 “연투를 하면 오히려 컨디션이 좋다”라고 했다. 실제 장현식은 올 시즌 3연투 한 차례 포함 22차례 연투를 했다. 여기서 23이닝 동안 7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점 2.74로 시즌 기록보다 좋다.
불펜투수가 연투를 잘 하는 건 엄청난 경쟁력이다. 그렇다고 현대야구에서 불펜투수에게 3연투를 과도하게 지시하지도 않고, 멀티이닝도 어지간하면 자제한다. 철저히 관리하는 추세다. 장현식만 해도 마운드에 자주 올랐던 건 맞지만, 김종국 전 감독과 이범호 감독으로부터 혹사를 당하진 않았다.
장현식에게 왜 연투를 하면 컨디션이 좋고 좋은 성적을 내는지 물어봤다. 돌아온 답은 “잘 모르겠다”였다. 그는 “한국시리즈 때 하루도 쉬지 않고 공을 던졌다. 오히려 계속 던지면서 몸이 안 아픈 느낌이 있었다. 조절만 잘 하면 된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이 던져서 안 아프면 더 좋은 것 아닐까요? 난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래저래 장현식은 마당쇠 체질, 불펜 체질이 확실하다. 그는 많이 던져도 안 아픈 비결에 대해 “부모님이 좋은 몸을 줬다. 나도 안 아픈 몸을 갖고 있다는 게 좀 신기하다. 내년부턴 더 꾸준하게 잘 던지면서 안 아프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심지어 장현식은 자신이 선발투수를 했다면 “그만 뒀을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NC 다이노스 시절 선발투수로도 뛰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생각도 많이 해봤는데 불펜 투수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KIA에 가서 더 좋아졌다”라고 했다.
이제 장현식은 LG에서도 KIA 시절처럼 마당쇠 본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비활동기간에 마음 맞는 몇몇 선수들과 함께 일본 돗토리로 건너가 회복훈련을 할 계획이다. 장현식의 이런 특성을 염경엽 감독이 참고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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