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상속세율은 60%...”과도한 세율이 기업 승계 포기 부추겨”

일러스트=이진영

과도한 상속세가 사모펀드 등 외부 투기 자본에 의한 우리 기업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는 올해 7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과세(20%) 폐지 등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대한상의는 18일 ‘상속세 개편이 필요한 5가지 이유’보고서를 발표하고 국회에 이 같은 상속세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의는 가장 먼저 외부 세력의 기업 공격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기업 주식을 상속하면서 지분이 줄지만, 방어할 방법이 없어서 승계 부담만 키워 기업 경영을 회피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상의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상속재산이 주식인 경우 ‘최대주주 20% 할증평가’가 적용된다. 실제 상속세율은 60%에 달하는 것이다. 최대 주주가 보유한 현금이 적은 상태에서 주식만 팔 경우, 60%의 상속세를 내면서 지분이 기존의 최소 40%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 상법에는 경영권 방어제도가 없기 때문에 적대적 M&A나 투기세력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고 상의는 지적했다.

상의 관계자는 “1세대 경영자가 가진 지분이 2세대, 3세대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희석되면서 외부 공격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라며 “우리나라도 상속세 부담이 늘며 승계를 기피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상속세는 또 25년 간의 자산가치 상승을 반영하지 못해 점차 중산층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상속세는 극소수 고소득층에만 부과됐던 세금이었지만, 지난 10년간 급등한 부동산 등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전국 6201명이 상속세를 냈지만, 2023년 1만9944명이 상속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는 또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1997년 45%, 2000년 50%로 계속 인상됐으며, 최대주주 할증과세시에는 최고세율이 60%에 달한다. 이와 달리 G7국가들은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최고세율을 인하해 왔다고 했다. 캐나다는 1972년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했고, 미국은 55%에서 35%까지 낮췄다가 2012년 40%로 고정했다는 것이다. 상의는 OECD 38개국 중 상속세가 있는 나라는 24개국이고, 상속세가 없거나 자본이득세 등으로 전환한 나라는 14개국이며, 상속세 있는 국가의 평균 최고세율은 26%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