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 오른 스포츠공정위의 막무가내 ‘마이웨이’ 행보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상위기관 국무조정실, 문체부 조치에 정면 반발
사마귀가 수레바퀴 막는 당랑거철(蟷螂拒轍) 모양
국회 문체위 정연욱 의원 “이게 공정이냐, 손봐야”
공정위원 공정성 의심…이해당사자 골프접대 받아
3연임한 정몽규 축구협회장도 4연임 노리며 눈치
“직무 정지 받은 회장을 승인, 이런 게 공정이냐”며 “허울뿐인 심사, 스포츠공정위 시스템부터 손봐야 한다.”
국회 문체위 소속인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3선 도전 자격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김병철)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올린 글이다.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 복무점검단은 그동안 대한체육회의 비위를 조사한 결과 이 회장의 직원 부정 채용, 금품 등 수수, 횡령과 배임 등을 확인, 이 회장 등 대한체육회 관련자 8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문체부 역시 공공기관 운영법에 따라, 대한체육회 등 공공기관 임원의 비위 혐의가 있으면 해당 임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이 회장이 대한체육회 업무에 관여할 수 없도록 직무를 정지시킨 것이다.
이 회장은 2016년과 2021년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 3연임을 하려면 스포츠공정위의 심사를 통과해야 했었다. 규정상 2회 중임은 제약을 받지 않으나 3회 연임부터는 스포츠 공정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 체육계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가 상위 정부 기관인 국무조정실과 문체부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발, ‘당랑거철(蟷螂拒轍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으려 함)의 우(愚)’를 범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
스포츠공정위는 15명으로 구성된 대한체육회 산하 위원회로서 감사원 감사위원 출신인 김병철 위원장은 2017년부터 2년간 이기흥 회장 특별보좌역(유급)으로 활동하다 2019년부터 6년째 스포츠공정위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나머지 14명도 모두 이 회장이 임명, 일부 위원들의 공정성이 의심을 받아왔다. 스포츠공정위는 지난 4일 5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에서 이 회장 3연임 자격 문제를 1차 심사했으나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지난 13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회장은 인천공항에서 자신의 3연임 도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이제) 그만두고 물러나 남은 삶을 정리할 계획이 있다. 강원도 인제에 거주할 곳도 준비해뒀다”면서 “(3연임 도전은) 지방을 돌며 체육인들과 역대 회장님들을 만나 상의해 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최근 자신을 향해 제기된 비위 혐의에는 “1%도 동의 못 한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직원 채용 비리는 나와 전혀 관계가 없고 우리 아이와 연결된 것도 아니고, 서로 모르는 사이로 알고 있으며, 문체부에서 조사했고, 국정감사도 했고, 국회에서 청문회를 하는 등 여러 군데에서 중복 조사를 했는데 똑같은 사안을 6, 7번이나 반복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 회장의 3연임 도전에 대해 대한체육회 노조, 체육시민연대 등 체육단체 등은 성명과 시위를 통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유력 언론사도 사설을 실어 “이 회장이 자신의 아성을 구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내년 1월 열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는 이기흥 현 회장 외에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출마를 공식화한 상황이며 제41대 체육회장 선거에서 낙선했던 이종걸(5선)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등록은 오는 12월 24, 25일이다.
내년 1월 8일 열릴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4연임 도전이 유력한 정몽규 회장 또한 12월 중으로 스포츠공정위의 승인을 받아야만 회장 선거에 나설 수 있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총괄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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