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반사이익 기대지 않고 변화·쇄신…민생 챙길 것”[이런정치]

韓, 이재명 1심 선고 후 거듭 ‘사법리스크’ 부각
“野 판사겁박 대응, 반사이익에 기대지 않을 것”
“민심 맞게 변화와 쇄신하고… 민생 챙기겠다”
‘여당 대표로서 본연의 할 일 하겠다’ 강조 풀이
여권 내부, 현 시점이 균열 수습 적기라고 분석
어영부영 하면 더 큰 위기…‘한동훈 리더십’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거듭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한 대표는 단순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줄곧 강조해온 여권의 ‘변화와 쇄신’ 및 민생 챙기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정갈등으로 확산된 여권 내부 혼란 수습은 물론, 야당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차별화된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된 것과 관련해 17일 헤럴드경제에 “민심에 맞게 변화와 쇄신하고, 민생 챙기겠다는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판사 겁박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우리는 반사이익에 기대거나 오버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 엄호를 위한 민주당의 전방위적 방어 및 장외집회를 ‘판사 겁박’으로 규정하고 비판하면서도, 단순히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리기’에만 골몰하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 전후로 줄곧 강조해왔던 여권의 변화와 쇄신을 확실히 하고, 여당 대표로서 본연의 할 일을 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에선 이 대표의 형사재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금 시점이야말로 여권 내부 균열을 수습할 적기라고 본다. 하지만 이 대표 판결에만 시선을 둔 채 미봉책으로 넘기거나 어영부영 하면 쇄신 기회를 영영 놓치고 더 큰 위기에 빠져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여당 대표인 한 대표의 ‘역량’이 중요하고, 이를 아는 한 대표도 “반사이익에 기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17일 오후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는 재정준칙을 도입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국회에서 재정준칙 법제화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라 재정이야말로 민생과 직결되는 부분인데, ‘나랏돈을 제대로 잘 쓰자’고 강조하고 나선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 글에서 한 대표는 “이맘때면 어김없이 보도블럭 교체 공사가 눈에 띈다. 정말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매년 반복되는 모습을 보면 단지 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사업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분들 계실 것”이라며 “내년 예산 심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벌써부터 재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저해하는 선심성 예산이나 쪽지 예산 관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비효율적인 재정 사용 관행이 쌓이면 결국 적자 편향적 재정운용으로 굳어지고, 장기적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세계 최강 경제의 미국이 최근 대대적인 재정 개혁에 나섰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일론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장관’으로 임명하며, 정부 재정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한 대표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복지국가가 되고, 그러기 위해 성장하려면 재정을 적재적소에 잘 써야 한다”며 “그러려면 우리나라 역시 비효율적 재정운용을 구조적으로 방지하고, 재정운용에 일관성과 책임성을 부여하기 위해 ‘재정준칙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정준칙은 국가채무, 재정수지, 총지출 등 주요 재정총량에 적절한 수치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무분별한 재정 사용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재정준칙 도입은 민주당 정부 시절에도 추진된 바 있는 여야를 초월한 과제”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이는 지난달 취임 100일 기자회견 강조한 복지 증진과도 맥이 닿는 부분이다. 한 대표는 지난달 30일 “우리의 진짜 목표인 나라가 잘되게 하는 것, 국민이 잘 살게 하는 것에 더 집중하겠다”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상승경제와 격차해소를 선순환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한 AI 혁명의 흐름에 올라타 과거 고도성장기와 같은 성장을 이뤄내고, 그 성장의 과실을 현재의 우리 모두를 위한 복지에 쓰자는 것이다. 성장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성장의 과실로 현재의 우리 모두를 위한 복지 증진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 법제화 관련 국가재정법 개정 움직임이 있었으나 국회 임기 종료로 폐기됐다. 해당 법안은 예산안 또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때 국내총생산(GDP)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하는 경우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2%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하지만 여당이 총선에서 크게 지면서 입법 동력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