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하이니켈 전구체’ 국가핵심기술 지정…해외 매각 땐 정부 승인 필요

이정구 기자 2024. 11. 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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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보유한 전구체 제조 기술이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 판정을 받았다. 전구체는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 중 하나로,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이 최근 신사업으로 투자와 사업을 확대하는 분야 중 하나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은 경제안보 이유에 따라 정부 승인이 있어야 외국 기업에 인수될 수 있다. 이때문에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MBK·영풍 연합 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사이 경영권 분쟁에서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혔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고려아연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려아연이 신청한 특정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확인 통보했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지정되는 국가핵심기술은 ‘해외 유출될 경우 국가 안전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로서 정부가 특별 관리하는 기술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조선, 원자력, 우주 등 다양한 전략산업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있다.

고려아연도 MBK·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던 지난 9월 24일 산업부에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그래픽=백형선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다면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제시한 ‘국가기간산업 보호’ 명분을 강화할 수 있고, 동시에 장기적으로 고려아연을 재매각해야하는 MBK에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은 전자,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국내 첨단 산업에 다양한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공급망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18일 기준 시가총액 약 20조원에 달하는 고려아연을 재매각한다면, 국내에선 막대한 자금 동원이 가능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또, 반대로 MBK 등이 중국 등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재매각하려한다면 정부의 인수합병 승인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MBK 측도 경영권 분쟁 초기부터 이를 의식해 “비철금속 제련은 국가기간산업인만큼 중국에 팔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MBK측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도 향후 국내 대기업에 매각(인수·합병)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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