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움직이면 죽일 것” 경고에도 조심스레 몸 푸는 비명계

이재명 1심 징역형 선고 후 비명계 움직임에 쏠리는 시선
최민희 “대한민국 똘똘 뭉쳐 ‘이재명 죽이기’ 하는 형국”
친명 “단일대오…李 리더십 더 견고” 강조하며 내부단속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지난 17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친명(親이재명)계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비명(非이재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죽일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 의원은 이 대표 선고 다음날인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현장에서 일부 유튜버와 만나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의원은 "(비명계가)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며 "대한민국 기득권 세력이 똘똘 뭉쳐 '이재명 죽이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 제 인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내부 분열을 부추기는 것은 언론이고, 그 뒤엔 '검언독재체제'(검찰과 언론의 독재 체제)'가 자리 잡고 있다"며 "여기에 부화뇌동해 '이재명이 어떻게 되면 우리 세력이 (권력을) 잡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꿈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당원과 지지자들과 힘을 합쳐 이재명 대표가 검찰독재 정권에 탄압받을 때마다 준동하는 세력들을 이번엔 정말 뿌리를 뽑고 말 것"이라며 "우리가 이미 한발 물러서는 바람에 노무현 대통령을 잃은 경험이 있지 않나"라고 목소리 높였다.

11월16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장외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당 안팎엔 '이재명 대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졌다. 예상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되면서 친명계는 물론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까지 일단 "흔들림 없는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은 일제히 "민주당에 '플랜B', 즉 이재명 대안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명계 역시 당장 이 대표에 각을 세우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물밑에선 조금씩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이들은 이 대표가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도 유죄를 받아 사법리스크가 더 커질 것에 대비해, 잠재적 대권주자인 '3총3김'(김부겸‧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을 두루 띄우고 있다.

비명계 전직 의원들이 주축이 된 원외 모임 '초일회'는 12월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한다. 내년 1월 모임엔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초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다만 당이 '이재명 일극체제'로 확실하게 개편된 상태에서 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할수록 당 내홍과 갈등 격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