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깨고 빚내서 미국 주식·코인 투자...돈 빠져나가는 한국 [앵커리포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국내 개인 자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은행 적금을 깨고 신용대출을 늘려 미국 주식과 가상자산을 사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는데요.
숫자로 살펴보겠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총 587조6천억 원으로 2주 전에 비해 10조 원이 감소했습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낮지만 적금처럼 묶여있는 돈은 아니어서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불리는데요.
단기간에 이만한 돈이 빠져나갔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수요가 급증했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더 적극적인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적금을 깨거나 아예 빚을 내서 투자하려는 건데요.
14일 기준 5대 은행의 적금 잔액은 38조1천억 원으로 2주 전에 비해 7천8백억 원이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신용한도 대출, 즉 마이너스 통장 규모는 반대로 7천5백억 원 늘어난 39조6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단기성 목적인 경우가 많아 증시나 가산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 같은 적금과 마이너스 통장의 변화도 투자 심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확보된 자금은 미국 주식과 가상자산, 이른바 '트럼프 랠리'에 모여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7일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천억 달러 돌파했고,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최근 하루 22조원 규모로 불어나 코스피·코스닥 거래 대금 규모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과열된 시장은 작은 충격에도 크게 출렁일 수 있습니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발언하자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비트코인 시세도 급락했습니다.
나만 낙오할 수 있다는 공포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쏟아부었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뚜렷한 투자 기준을 세우고 대응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YTN 조진혁 (chojh033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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