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식 길일은 예식장이 잡아준다....신혼부부에게 매일 매일이 길일이기를<일상이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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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대 초반 저는 면사무소 예식장(이라고 쓰고 실제로는 면사무소 대회의실)에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날 면사무소 예식장에서 결혼한 부부는 달랑 우리 한 쌍이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웬만한 예비부부들은 지금만큼은 아니어도 어엿한 예식장에서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는 것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하지만 정작 결혼을 하고 싶어도 예식장 잡기가 이렇게 힘든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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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뉴스다!>
2000년 대 초반 저는 면사무소 예식장(이라고 쓰고 실제로는 면사무소 대회의실)에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날 면사무소 예식장에서 결혼한 부부는 달랑 우리 한 쌍이었습니다.
시설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찾아주신 분들이 ‘주차장 넓고, 음식 정갈해서 좋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결혼식 길일은 부모님이 여기저기 물어 잡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웬만한 예비부부들은 지금만큼은 아니어도 어엿한 예식장에서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태어난 곳이 시골이고 부모님 뜻을 따른다면 농협 예식장도 많이 이용했습니다.
특히 저는 종종 찾은 농협 예식장의 국수가 맛있어서 몇 그릇씩 먹곤 했습니다.
그때는 “국수 언제 먹여줄래?”가 “결혼 언제 하냐?”와 동일한 의미였습니다.
지금은 “뷔페 언제 먹여줄래?”가 더 적당한 말일테지요.
당연히 ‘00컨벤션’이라는 화려한 이름이 붙은 곳에서 결혼을 하는 것이 일상적 풍경이 됐습니다.
최근 이달, 다음 달 결혼하는 예비부부들의 청첩장을 여러 개 받았습니다.
몇몇에게 물어봤습니다.
“예식장 언제 잡았어요?”
‘멀리는 1년 반 전에 결혼식장을 잡았다’하더군요.
“1년 6개월 동안 미혼 남녀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날 줄 알고요?” 농담을 했더니 “그러게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라며 웃었습니다.
청주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예식장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랍니다.
더더욱 최근에 지어진 컨벤션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는군요.
딸 시집을 보내려는 제 친구도 몇 달전부터 예식장을 수소문했는데 요즘 뜨는 컨벤션은 이미 예약이 꽉 찼고 간신히 한곳을 구했습니다.
그것도 내년 7월에야 ‘날’을 받았습니다.
‘날을 받았다’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있습니다.
“요즘 결혼식 길일은 우리가 잡는게 아니에요, 예식장에서 잡 아줘요. 호호!”
청접장을 주고 간 예비 신부가 저에게 한 농담입니다.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는 것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하지만 정작 결혼을 하고 싶어도 예식장 잡기가 이렇게 힘든 세상입니다.
추신: 이 글을 쓰다보니 20여 년 전 제가 직접 쓴 청첩장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인생의 스무고개를 넘어
봄과 여름을 인내한
그대와 내가,
이제는 우리가 되어
가을이 한창인 10월 속으로
결혼의 발길을 옮깁니다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축복을
눈부신 하늘 아래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늦가을 같은 초겨울, 다시 한번 이 땅의 예비부부님들에게 축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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