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수기인데…공장 가동 줄이는 시멘트업계, 왜?
시멘트 업계 극성수기인 가을이 왔지만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들은 잇따라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건설경기 한파로 새 아파트 공사가 줄어들면서 재고가 쌓이자 시멘트용 고로인 킬른을 일부 중단한 것이다.
18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지난 7월 이후 킬른 6기 중 2기 가동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보수를 위해 임시로 가동을 중단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수급 조절 차원의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인 10∼11월은 연중 가장 수요가 많은 극성수기인데, 지금 시점에 킬른을 장기 보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성신양회도 킬른 5기 중 2기 운영을 중단했다. 이 가운데 1기는 노후화로 가동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며 다른 하나는 올 하반기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쌍용C&E도 킬른 10기에 대해 번갈아 시행하는 보수 기간을 기존 한 달에서 한 달 반으로 늘렸다. 3분기 출하량이 20%가량 줄어든 영향이라는게 업계 설명이다. 삼표시멘트도 킬른 7기 중 5기만 가동 중이다.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가동률을 낮추면서 올해 시멘트 출하량은 연초 예상치인 4400만t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내년엔 4000만t 유지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시멘트 총 출하량은 5000만t 이상이었다. 업체들의 출하량 감소는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쌍용C&E,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를 가공해 판매하는 레미콘업체는 수요 감소와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로 더 큰 실적 하락 폭을 보였다. 유진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43.3% 줄었으며 동양은 78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3분기 누적으로도 유진기업과 동양기업의 영업이익은 각각 36.6%, 91.7% 줄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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