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등반 즐기는 20~30대 늘었다 [Man&Wall 트래드 클라이밍 페스티벌]

주민욱 기자 2024. 11. 1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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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2~13일 이틀 동안 충북 제천 저승봉 일대에서 제6회 트래드 클라이밍 페스티벌이 열렸다.

'크랙 등반이 좋은 사람들'이 주최하고 노스페이스, 블랙다이아몬드, 서성호 기념 사업회, 공감클라이밍 스쿨이 후원했다.

이 행사는 '크랙 등반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단체가 만들어 진행한다.

이명희씨는 트래드 클라이밍에 관한 이해 부족이 우리나라 등반문화를 후퇴하게 만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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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트래드 클라이밍 페스티벌 현장
지난 10월 12~13일, 충북 제천 저승봉 일대에서 제6회 트래드 클라이밍 페스티벌이 열렸다. 트래드 클라이밍은 '정통 등반 방식'을 뜻한다. 볼트와 같은 인공 확보물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스런 등반 라인인 '크랙'을 따라 등반하는 방식이다. 확보장치로는 캠과 너트 등을 사용하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등반한다.

지난 10월 12~13일 이틀 동안 충북 제천 저승봉 일대에서 제6회 트래드 클라이밍 페스티벌이 열렸다. '크랙 등반이 좋은 사람들'이 주최하고 노스페이스, 블랙다이아몬드, 서성호 기념 사업회, 공감클라이밍 스쿨이 후원했다.

크랙에 몸을 끼우고 안간힘을 쓰면서 저승봉을 등반 중인 참가자.

12일 첫날 오전 전국에서 참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트래드 클라이밍 페스티벌은 올해로 6회째다. 그동안 등반 마니아들에게 많이 알려진 덕분인지 페스티벌 참가 신청서를 SNS에 올리면 3분 내에 마감된다고 한다. 국내에서 암벽등반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증거일 수 있다.

인공 크랙 구조물에 매달려 등반 중인 한 참가자. 참가자들은 이 구조물을 낯설어하면서도 흥미로워했다.

올해 행사는 45명의 신청자를 받았다. 의외로 20~30대 참가자가 주류를 이뤘다. 스포츠클라이밍과 실내에서 즐기는 볼더링이 대중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무거운 배낭 짊어지고 산에 올라 '피치 등반'을 하는 행위가 그들에겐 특별히 인기가 없을 줄 알았다. 이것은 고정관념이었다는 걸 행사장에 와서야 깨달았다. 바위에 붙어 캠 등의 확보물을 직접 설치하면서 등반하는 것이 젊은 사람들 눈엔 독특해 보였으리라. 또 그들은 다른 방식의 등반에 목말랐을지도 모른다.

올해로 6회째 열린 트래드 클라이밍 페스티벌. 20~30대의 젊은 층이 늘었다.

이 행사는 '크랙 등반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단체가 만들어 진행한다. 최석문(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 이명희(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 안종능(블랙다이아몬드 이사), 문성욱(코오롱등산학교 강사)씨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페스티벌을 만든 목적은 올바른 등반 문화의 확립이다. 이명희씨는 트래드 클라이밍에 관한 이해 부족이 우리나라 등반문화를 후퇴하게 만든다고 했다. 무분별한 볼팅, 치핑(닥터링)이 그것이다.

첫날 저녁에 열린 토론회. 등반에 관한 궁금증과 관련해 열띤 의견이 오고 갔다.

안종능씨는 '치핑은 책임이 뒤따르는 행위여야 한다. 치핑으로 만든 루트를 등반하는 것, 치핑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그로 인해 차후 루트개척에 치핑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 이 행사의 진행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확보시스템 설치 시범을 보이고 있는 스태프.

행사 첫날 한현리 오토캠핑장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턱걸이와 줄다리기, 나무 구조물로 만든 인공 크랙등반 경기가 펼쳐졌다. 턱걸이와 줄다리기 재밍 기술을 응용해 진행됐다. 나무 구조물에 주먹을 넣고 매달리거나 당기면서 참가자들은 힘을 겨뤘다. 이런 경기 방식을 처음 접한 참가자들은 무척 재미있어 했다.

저승봉에서 등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참가자들.

저녁에는 참가자들이 둘러앉아 트래드 클라이밍에 대한 열띤 이야기를 펼쳤다. 각자 종이에 질문을 적어 제출한 다음 여러 사람이 답변과 질문을 이었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날 저승봉으로 향했다. 참가자들은 저승봉 상단부와 하단부로 나누어 등반을 시작했다. 여기 저기서 기합 소리가 들렸다. 끙끙 앓는 듯한 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저승봉은 처절하게 인상을 쓰면서 크랙을 오르는 참가자들로 가득했다. 크랙등반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모두 고통스러워한다. 무서워서 망설이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나중에는 이것들이 매력적인 것으로 바뀐다는 것을 아는 나에게는 참가자들의 몸짓과 괴성이 행복한 몸부림으로 보였다.

인공 크랙 구조물에 주먹을 끼우고 이를 악문 한 참가자. 트래드 클라이밍을 하려면 저 고통을 견뎌야 한다.

올해 행사도 무사히 끝났다. 단체 촬영한 참가자들의 주먹이 두꺼워진 것처럼 보였다. 행사를 진행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가자들의 즐거움을 위해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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