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거부한 '자연인의 땅' [미국 아카디아국립공원]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사이더 하우스(원제 Cider House Rule)>는 2개의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다. 메인Maine주를 배경으로 주인공(토비 맥과이어)의 성장 과정을 보여 주는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내용이다. 사과농장에서 일 년을 보내며 주인공이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줄거리다. 주인공은 사이더Cider를 만든다. 사과를 으깨어 만들어낸 즙이다. 일종의 사과주스 같은 것으로 술을 섞기도 한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유래된 것으로 적당한 알코올이 가미된 음료다.
영화는 메인주의 계절 변화와 아름다운 풍광을 잘 담아냈다. 메인은 미 동부 최북단에 위치한 주다. 사계절이 명확하지 않다. 긴 겨울이 가면 눈 녹은 물이 대지를 덮는다. 포장도로 외에는 모든 곳이 질퍽해진다. 풀이 있는 곳은 습지가 된다. 길은 진흙으로 덮이고 학교 운동장조차 늪처럼 변한다. 그래서 이곳은 봄이 없다. 눈이 녹는 시기는 야외활동이 불편한 계절이다. 신발이 쉽게 젖고 발은 얼어붙는다. 짧은 여름이 지나면 사과가 익어가고 단풍이 산을 태우는 화려한 가을이 온다.
미국의 등산 장비점 '엘엘 빈L.L. Bean'은 이러한 메인의 혹독한 날씨 속에서 태어났다. 엘엘 빈의 창업자 레온 레온우드 빈Leon Leonwood Bean은 사냥을 좋아했다. 그런데 사냥을 가면 신발이 젖고 발이 어는 것이 고역이었다. 발이 추우면 사냥은 더 이상 유쾌한 놀이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만을 위한 신발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신발의 밑부분은 장화에 사용되는 고무재질로 만들고 발목 윗부분은 가죽을 이용했다. 안쪽으로는 보온을 도울 수 있는 재료들로 채웠다. 이렇게 해서 빈 부츠Bean Boots가 탄생하게 되었다. 1912년의 일이다.
엘엘 빈은 현재 미국 전역에 약 60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일본에 25개, 캐나다에 13개의 매장이 있다. 메인주에 있는 1호점은 주 7일 24시간 영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이킹, 낚시, 사냥 하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들를 수 있게 항시 준비하고 있다.
직원 복지도 특별하다. 엘엘 빈은 직원들에게 아웃도어 취미 활동을 위한 일체 장비를 제공해 준다. 그리고 회사가 기획하는 여행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스키, 하이킹, 자전거, 낚시 등 직원들의 클럽활동을 지원해 준다고 한다. 회사 소유의 메인주 호숫가에 있는 산장은 언제든지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내친김에 미국의 대표적인 아웃도어 기업들을 살펴보자. 먼저 엘엘 빈과 견줄 만한 기업으로 REIRecreational Equipment. Inc가 있다. 엘엘 빈이 가족경영인 반면 REI는 협동조합Co-op 회사다. 1938년 창업해 미국에 약 180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친환경 경영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적극 사용하고, 나무 100만 그루를 심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중고장터 시장을 열고 장비 대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해 쓰레기양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본 취나드의 파타고니아Patagonia도 친환경에 중점을 두고 경영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취나드는 2022년 회사의 소유권을 '파타고니아 신탁회사'로 넘긴다. 이후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모든 수익금은 신탁이 관리하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취나드는 이강오, 선우중옥과 함께 인수봉에 바윗길을 개척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생전 강오 형(중앙고 산악부 OB)은 '고생은 우리가 더 한 것 같은데 왜 이름은 취나드냐?'라며 볼멘 농담을 자주하셨다. 강오 형은 한국외대 교무처장으로 근무했는데 개인적으로 자연스런 만남이 자주 있었기에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다. 이제 더 이상 뵐 수 없으니 애석할 뿐이다. 하늘에서 고 정광식 형과 함께 잘 계시리라 믿는다. 광식 형의 강오 형 사랑이 각별했으니 두 분이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웃도어 마니아 아니면 찾지 않는 땅
메인주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미개척지가 많은 곳이다. 산과 바다 그리고 아름다운 호수 모두를 볼 수 있다. 알래스카 다음으로 가장 큰 원시림을 갖고 있다. 주 전체 면적의 90% 가 산림으로 덮여 있다. 메인의 숲은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 사냥꾼, 그리고 애팔래치안산맥을 종주하는 하이커들만이 찾아가는 곳이다.
메인은 미국의 다른 주들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메인주의 역사는 짧지 않다. 미국의 탄생과 함께했으며 23번째로 주로 승격된 곳이다. 미국이 독립을 선언할 당시 존재했던 주는 단 13개다. 이들이 연합해 신생독립국을 만들었다. 성조기의 흰색과 빨간색 줄 13개가 이를 상징한다. 독립 이후 미국에서 팽창하고 새롭게 개척되는 곳은 주로 승격했다. 메인이 주로 승격되는 과정은 남북전쟁이라는 포화의 서막이 울리게 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19세기 초 미국 사회는 노예를 반대하는 북부와 노예제도를 포기할 수 없는 남부가 팽팽하게 맞서던 시기였다. 새롭게 개척되는 땅이 노예주가 될 것인가 아니면 자유주가 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사안이었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기득권을 남부의 농장주들이 가질 것인지 아니면 상공업으로 부를 쌓은 북부인이 차지할 것인지 갈등이 일었다.
개척민들은 이러한 정치적 논쟁을 뒷사람들에게 맡기고 생존을 위해 계속 서부로 나아갔다. 그들은 땅을 일구고 정착했다. 정착민 수는 늘어갔고 미주리강 유역에 또 하나의 주가 만들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미주리가 노예주가 되느냐 아니면 자유주가 되느냐는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었다. 미주리 사람들은 노예 소유를 원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자유주와 노예주의 균형이 깨어지게 된다. 이는 남부인들이 정치적 힘을 더 갖는 상황이 된다.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켄터키의 하원의원 헨리 클레이는 '미주리 타협Missouri Compromise'을 제안하게 된다. 만일 미주리가 노예주가 된다면 북부에도 자유주를 하나 더 만들면 된다는 타협안이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메인주다. 보스턴 북쪽부터 캐나다 접경지까지 광활한 산림지대에 정착했던 사람들은 일찍부터 매사추세츠로부터 독립된 자치주를 원했었다. 그들의 소원은 '미주리 타협'이라는 정치적 해법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메인은 미국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주다. 대서양에서 떠오르는 해를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다. 땅은 넓지만 살고 있는 사람 수는 적다. 아마 무스Moose(말코사슴)나 반달곰 수가 사람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 동쪽의 해안지대를 제외하고는 내륙에 사람의 발길이 거의 안 닿은 곳이 많다. 숲의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이웃을 보기 위해 몇 시간을 찾아 다녀야 하기도 한다.
애팔래치안 트레일 시종점
그나마 메인주 산림지대에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은 벡스터주립공원Bexter State Park이다. 1931년 메인주 주지사를 지낸 퍼시벌 벡스터가 약 30만 평의 땅을 기증해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원래 부유한 집안 출신인 벡스터는 통조림 사업과 부동산업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벡스터공원은 캐서딘산Kathatin Mt을 품고 있다. 이곳은 미국 3대 트레일 중 하나인 3,500km 애팔래치안 트레일의 시작점이자 종착지이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남쪽의 조지아 주에서부터 시작한 사람들은 캐서딘 정상(1,606m)에서 여정을 끝낸다. 보통 하이커들은 4월에 조지아에서 첫 발을 딛고 약 5개월간 걸어 9월 메인에 도착하는 계획으로 운행한다. 캐서딘 정상은 종주를 축하하는 친구, 가족, 연인이 기다려 주는 곳이기도 하다. 재미대한산악연맹 소속 버지니아 최연묵 대장과 산악인들이 '영상앨범 산'을 이곳에서 촬영한 적 있는데 그때 종주를 마친 청년이 연인에게 청혼하는 장면을 보기도 했다.
하이커들은 메인주 구간의 산행이 전체 트레일 중에 가장 어렵다고 한다. 원시림을 헤치고 나아가야 하고 수많은 언덕과 능선을 넘어서야 한다. 에베레스트보다 세 배나 높은 약 3만m의 고도를 오르고 내려야 한다.
원시림이 무성한 메인은 동물들의 낙원이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밤비'의 배경은 메인의 숲이라고 한다. 메인에서는 말코사슴(무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인명 피해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동물은 무스다.
역설적이게도 무스는 온순하고 겁이 많다. 도로에서 차가 오는 것을 보면 미처 피하거나 달아나지 못한다. 멍하니 서 있거나 허둥지둥 팔자걸음으로 같은 자리를 맴돌다 차와 부딪치게 된다. 무스의 몸무게는 최소 0.5톤 이상이다. 차를 박살내고 운전자를 사망시키기에 충분한 덩치다. 무스는 20세기 초 멸종직전까지 갔었는데 지금은 메인주에만 3만 마리 이상 살고 있다고 한다. 이웃한 뉴햄프셔는 5,000마리, 버몬트는 1,000마리인 것과 비교하면 메인은 무스의 땅이다. 이제는 무스의 수가 너무 많아지는 것이 문제가 되어 사냥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기도 한다.
혹자는 굳이 사냥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경정책을 펴는 사람들은 사슴 수 조절은 필수적이라고 한다. 사슴이 식물을 다 먹게 되면(특히 풀뿌리까지) 다른 초식 동물들이 살 수 없게 된다. 이는 여우 같은 소형 육식동물의 생존을 위협한다. 여우가 없으면 쥐가 번식하는 부작용을 가져온다. 생태계 균형을 위해 인간의 간섭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책자들의 생각이다.
합법적으로 사냥된 사슴고기를 먹어본 기억이 있다. 김광택(전 MBC 기자) 형의 셰넌도어 별장을 방문하면 사슴의 안심을 맛 볼 수 있었다. 광택 형은 기자 시절 히말라야 베이스캠프를 여러 번 다녀 온 '비자발적 산악인'이었다. 형이 구워 낸 사슴고기는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것보다 부드럽고 담백했다. 사람들이 사슴고기는 누린내 때문에 싫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냥 후 바로 피를 충분하게 빼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잘 손질된 야생 사슴고기는 어떤 최고급 요리보다 맛있다.
흰수염고래 볼 수 있는 아카디아국립공원
메인주 최고의 여행지는 아카디아국립공원이다. 공원은 마운틴 데저트 아일랜드Mt. Desert Island 안에 있다. 섬 전체가 하나의 국립공원이라고 보면 된다. 산, 바다, 호수를 한 곳에서 즐기고 싶다면 반드시 아카디아를 방문할 것을 권한다. 여름 시즌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휴양지 중 하나다.
아카디아공원 인근 바다에선 고래를 볼 수 있다. 이곳은 흰수염고래Humpback Whale의 이동 경로이자 서식지다. 고래를 보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찾아 나서야 한다. 이런 배들이 하루에 여러 차례 운행된다. 1시간 정도 대양으로 나아가면 고래가 보인다. 바다에서 솟구쳐 오르는 것을 기대했지만 그런 행운은 없었다. 투어 가이드는 고래가 있을 만한 곳을 잘 찾아낸다. 그렇지만 고래들은 수줍음이 많은 듯 숨구멍과 꼬리 부분만 살짝 보여 주고 사라졌다. 고래가 뿜어대는 숨소리만큼은 생생히 들을 수 있다.
고래투어는 바 하버Bar Harbor에서 시작된다. 바 하버는 섬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다. 이 일대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이지만 개발은 엄격히 제한된 곳이다. 그래서 번잡하다기보다는 오히려 한가해 보인다. 섬주민들은 상업화를 거부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는 프랜차이즈 식당을 찾아 볼 수 없다. 미국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맥도날드조차도 없다. 유일한 프랜차이즈였던 서브웨이Subway도 몇 해 전 문을 닫았다. 그 자리에는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 들어섰다.
어느 날 이곳에 '맥도날드 오픈 임박'이라는 현수막이 걸렸었다. 온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 맥도날드가 동네에 들어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달력을 보며 웃었다고 한다. 그날이 만우절이었다. 건물 주인의 장난이었다. 이런 장난이 통하는 동네다.
아카디아공원이 있는 데저트섬으로 가는 길은 딱 하나다. 트렌턴에서 다리를 건너 들어갈 수 있다. 이 다리를 넘기 바로 직전에 로브스터 전문점이 있다. 이곳은 로브스터를 전통 방식으로 조리한다. 커다란 미국 판 가마솥을 몇 개 걸어놓고 장작불을 지핀다. 식당 마당에는 가마솥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와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로 가득하다.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풍경이라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손님들이 직접 고른 바닷가재를 그대로 솥에서 삶아낸다. 바닷가재를 적당히 삶는 것이 기술이다. 너무 오래 삶으면 살이 단단해진다. 이곳의 로브스터 살은 유난히 달다. 다른 주에서 먹어 본 것과는 맛 차이가 많이 났다. 냉동되었거나 수조에 갇혀 있던 바닷가재에서는 이러한 단맛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역시 현지의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해서 갓 만들어 낸 음식은 맛이 좋다.
지금은 귀하고 비싼 음식의 대명사처럼 여겨지지만, 옛날에는 죄수나 노예에게 삶아 주던 것이 바로 로브스터였다. 그땐 지금처럼 육류가 잘 유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인주에서 로브스터를 좀더 싸게 먹으려면 어부가 직영하는 가게를 찾으면 된다. 섬을 여행하다 보면 길가에 '로브스터&해산물'이라는 작은 광고 푯말들을 볼 수 있다. 그곳에 가면 일반 식당의 3분의 1 가격으로 로브스터를 살 수 있다. 조리를 직접 해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한 마리 가격으로 3마리를 살 수 있는 셈이다. 한 사람이 한 마리씩 먹어도 부담이 없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저렴하고 신선한 로브스터를 3일 내내 먹었다. 더 이상 여한이 없을 만큼 포식했다. 질릴 만큼 많이 먹었다. 3일이 되던 날, 모두 로브스터는 이제 그만 먹자고 묵언의 동의를 나누는 그때, 낚싯줄에 로브스터가 걸려들었다. 어쩔 수 없이 4일 연속 로브스터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는 로브스터뿐만 아니라 해산물이 지천이다. 우리가 방문하기 전 큰 폭풍우가 지나갔다. 큰 파도가 있었고 바다가 뒤집혔다. 물 밑에 있던 다시마가 떠올라서 해안으로 밀려들었다. 이곳 사람들은 다시마를 알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그냥 바다에 있는 풀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이 정도의 수렵은 국립공원 낚시 및 어업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다.
우리 식구는 신발을 벗고 다시마를 건지러 다녔다. 불과 몇 분 만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다시마를 채집했다. 막영 줄을 이용해 렌트한 집 앞마당에 다시마를 널었다. 며칠 적당히 말리면 좋은 식재료가 될 것이다. 이웃 사람들은 분명 별 희한한 놈들이다 싶었을 것이다.
섬의 해안은 온통 바위다. 이 바위틈 속에 골뱅이 비슷하게 생긴 고동들이 엄청나게 많이 붙어 있다. 이들의 정체를 모르기에 한 사람당 한 주먹씩만 따 보았다. 그냥 주웠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냥 손으로 쓸면 된다. 끓여서 먹어보니 맛이 괜찮았다. 역시 고동도 이곳 사람들에게는 먹는 것이 아니었다.
미역도 이곳 사람들에게는 바위에 붙어 있는 해초일 뿐이다. 해벽에 미역이 붙어 있고 바닷물과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자연산 미역이 바로 눈앞에 있지만 파도가 거세 감히 다가설 수 없다. 배가 없는 것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배만 있었으면 미역을 한가득 거두어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250개 넘는 하이킹 트레일
아카디아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데저트 아일랜드는 그 자체가 하나의 산이다. 이곳에는 250개가 넘는 하이킹 트레일이 있다. 총 길이를 합치면 200km 이상이다. 트레일 따라 산 정상으로 갈 수 있고, 호숫가 주변을 돌 수 있다. 또 해안선을 따라 섬을 일주할 수도 있다. 섬의 크기는 서울보다 큰 면적이다.
땀을 흘리고 싶으면 가파른 코스를 택하면 되고, 좀더 편안히 걷고 싶으면 호숫가를 걸으면 된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야생 블루베리가 자라고 있다.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열매는 작지만 자연 그대로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걷는 것도 귀찮은 사람들은 차를 타고 섬의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다. 캐딜락 마운틴Cadillac Mt 정상까지 도로가 놓여 있다. 정상 부분은 넓은 암반지대로 일출과 일몰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까지 가 보았던 여행지 중에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바로 아카디아국립공원이다. 산, 바다, 호수를 모두 갖고 있는 이곳은 가족여행과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최고의 명소라고 할 수 있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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