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4이닝’을 못 버틴 선발 투수들···2026 WBC, 2028 LA올림픽을 위한 최우선 과제[프리미어12]

윤은용 기자 2024. 11. 18. 07: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야구대표팀 고영표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만과 경기에서 2회말 6실점을 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타이베이 |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 곽빈이 14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조별리그 B조 2차전 쿠바와 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타이베이 | 연합뉴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시작된 아시안게임 4연패.

한국 야구 역사에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들에는 늘 든든한 선발 투수들이 함께 했다.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SG), 양현종(KIA)으로 대표되는 ‘좌완 트로이카’를 중심으로 좋은 선발투수들이 차고 넘쳤던 이 시기, 한국 야구는 국제무대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들도 이제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고, 모두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이제 이들의 뒤를 잇는 새로운 ‘에이스’들이 등장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투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13·2017·2023 WBC에서 1라운드에 탈락할 때도 선발 투수들의 고전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다.

슈퍼라운드 진출 실패로 마무리된 이번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를 통해, 한국 야구는 다시 한 번 국제 대회에 통할 수 있는 선발 투수들을 시급히 발굴해야 하는 과제와 당면하게 됐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류현진. 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 당시 김광현. 올림픽공동취재단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양현종. 연합뉴스



한국은 이번 조별리그 내내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버텨주지 못해 고전했다. 당초 유영찬(LG), 조병현(SSG), 박영현(KT), 정해영(KIA) 등 각팀의 정상급 마무리 투수들이 대거 발탁돼 선발이 4~5이닝만 버텨줄 수 있으면 이후 불펜이 1명씩 끊어서 막아줄 수 있다는 계산이었는데, 선발 투수들이 그 4~5이닝을 버텨주지 못하면서 ‘벌떼 야구’에 제동이 걸렸다. 선발 투수들이 짧은 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불펜 투수들이 책임져야 할 이닝 부담이 늘어났고, 결국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은 이번 조별리그에서 선발 투수들의 평균 소화 이닝이 채 3이닝이 되지 않았다. 13일 대만전 선발로 나선 고영표(KT)가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14일 쿠바전에 나온 곽빈(두산)이 4이닝을 소화했다. 15일 한일전에 선발 등판한 최승용(두산)은 1.2이닝 2실점에 타구에 맞는 불운까지 겹쳐 내려왔고,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 나선 임찬규(LG)도 3이닝 3실점으로 물러났다.

사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시작 전부터 선발 투수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문동주(한화)나 이의리(KIA) 같은 ‘영건’들이 모두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었다. 합류가 예정돼 있었던 원태인(삼성)도 한국시리즈 도중 부상을 당하며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했다. 이에 선발 전문 요원이 곽빈과 고영표, 임찬규 3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를 전부 불펜 투수로 채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부상 선수들이 전부 정상적으로 합류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얼마나 갖췄는지는 미지수다.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보다는, 그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2026 WBC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합류가 예상되는 2028 LA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회도 이를 위해 ‘준비 과정’이었다. 아직 시간은 있고, 비록 슈퍼라운드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얻은 것 또한 있다. 하지만 얻은 것 만큼 과제 또한 확인했다. ‘확실한 선발 투수’는 그 중에서도 가장 고민을 해봐야 하는 과제다.

생각에 잠긴 류중일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 타이베이 | 연합뉴스



한국프로야구(KBO)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