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 말고 자신 있게”…지옥서 부활한 이율린의 마법의 주문
지옥의 레이스서 23언더 작성
“입스 극복한 내 자신 칭찬해
내년에도 공격골프 선보일 것”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율린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025시즌을 정규투어가 아닌 2부투어에서 보낼 수 있다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살아남아 그 어느 때보다 따듯한 겨울을 보내게 됐다.
그는 지난 15일 전남 무안의 무안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낼린 KLPGA 투어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서 나흘간 23언더파 265타를 적어냈다. 단독 2위 윤수아를 8타 차로 따돌린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낸 이율린은 지난 5월부터 티잉 그라운드에서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티샷 입스에 시달렸다. 입스는 극심한 불안감으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마음의 병’. 이율린은 5개월 입스를 겪었고 결국 정규투어 출전권을 잃게 됐다.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지난달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그는 이를 악물고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어떤 홀에서도 티샷을 자신 있게 할 수 있게 됐다.
이 결과 10년 넘게 KLPGA 투어를 누빈 베테랑들도 벌벌 떨게 만들어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시드순위전에서 이율린은 펄펄 날았다. 나흘간 모두 60대 성적을 기록한 그는 나흘간 22언더파라는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2025시즌 KLPGA 투어 복귀를 확정했다.
이율린은 “올해 마무리는 좋았지만 골프를 시작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후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던 한해였다. 골프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속상한 마음에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시드순위전에서 값진 결실을 맺게 됐다. 입스를 극복하고 다시 우뚝 선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율린은 “어느날 걱정과 불안에 휩싸여 있는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나도 KLPGA 투어 선수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시작했고 티샷 입스 극복까지 이어졌다.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만큼 앞으로도 KLPGA 투어 첫 우승 등 새로운 목표를 이룰 때까지 부닺혀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시드순위전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완벽한 버디 기회가 아닌 이상 파를 노리는 안전한 플레이를 선호했으나 이번 시드순위전에서는 매홀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전략을 꺼내들었다.
이율린은 “내 샷과 퍼트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의 나였다면 버디가 아닌 파를 노렸을 것”이라며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내년에는 정규투어에서도 이율린표 공격 골프를 선보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부활을 도운 특별한 조력자도 있다. 지난 6월부터 함께 한 김혜동 스윙코치다. 아마추어 시절 맹활약을 펼치며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렸던 김 코치는 이율린의 매니지먼트 넥스트크리에이티브 관계자의 요청으로 합류했다.
이율린은 “김 코치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스윙 궤도, 백스윙 크기 등 정말 많은 것들을 김 코치와 함께 교정했다”며 “백스윙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테이크어웨이 리듬을 느리게 변화를 준 게 제대로 적중했다. 곧바로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하기로 했는데 내년에는 꼭 우승컵을 선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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