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성매매 노후건물 몰수, 토지는 놔두라"

송태희 기자 2024. 11. 1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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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용도로 쓰기 힘든 노후 건물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해 유죄가 선고됐을 때 해당 건물의 몰수는 정당하지만, 향후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토지까지 몰수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지난달 25일 성매매처벌법 위반(성매매알선 등 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건물을 몰수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A씨는 2019∼2020년 아내와 서울 영등포구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거나 성매매 장소로 쓰일 건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천331만원을 선고하고 성매매가 이뤄진 건물과 토지를 몰수했습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성매매 제공 사실을 알면서도 자금·토지나 건물을 제공한 경우 그와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A씨는 항소하면서 만약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토지와 건물 전체를 몰수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비례의 원칙은 목적 실현과 수단 사이에는 합리적인 비례관계가 유지돼야 한다는 법 원칙으로, 과잉금지 원칙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2심은 A씨가 자신의 건물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았으므로 건물 몰수는 정당하다면서도 토지까지 몰수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건물만 몰수 대상으로 봤습니다. 

다만 토지에 대해서는 "토지는 건물과 별개의 부동산으로, 해당 토지의 재개발이 진행되면 건물에 비해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가 상당히 클 것"이라며 "건물을 몰수하는 이상 토지를 몰수하지 않더라도 이 토지에서 동종 범죄를 실행할 위험성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몰수에 관해 비례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며 2심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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