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고분양가 시대… 대세는 ‘가성비’ 소형아파트
청약경쟁률 32대 1, 1년새 두 배
서울은 170대 1로 3배 넘게 뛰어
매매량 크게 늘고 몸값도 상승세
마포선 8개월 만에 2억 이상 올라
건설사들 앞다퉈 소형 평수 공급
17일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전국 기준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2.41대 1로, 전년 동기(14.07대 1)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용 60∼85㎡ 이하의 1순위 경쟁률(9.49대 1→11.42대 1)이 소폭 오르고, 전용 85㎡ 초과 아파트(17.8대 1→7.89대 1)는 오히려 낮아진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특히 서울의 경우 올해 전용 60㎡ 이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70.8대 1로, 전년(평균 52.08대 1) 대비 3배 넘게 올랐다.
소형 아파트의 매매량 증가세도 눈에 띈다. 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전국 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15만2640건으로, 전년 동기(13만747건)보다 16.7% 증가했다. 서울은 같은 기간 43.8%(1만3929건→2만34건) 늘었다.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진 데는 우선 1∼2인 가구가 늘어난 점이 한몫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1∼2인 가구 수는 총 1609만8712가구로, 전체(2410만5045가구)의 66.8%에 달한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 10월(60.3%)보다 6.5%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1∼2인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형 아파트 수요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이 올해 9월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37년 1인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로, 2인가구는 33.0%로 늘어날 예정이다.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1∼2인가구가 되는 셈이다.
분양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작은 면적의 아파트가 가격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는 점도 인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를 향한 관심을 촉발한 1∼2인가구 증가세와 분양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만큼 소형 아파트의 인기 상승이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575만9000원으로, 기존 역대 최고가였던 올해 9월(569만2000원) 분양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3.3㎡(1평)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903만8000원에 달한다.
소형 아파트 인기로 서울에서는 가격 상승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신수동 신촌숲아이파크 전용 59.376㎡(28층)는 이달 2일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3월 같은 면적(19층)이 14억원에 거래됐는데 8개월 만에 2억4000만원이 올랐다.
강서구 등촌동 가양역두산위브 전용 31.17㎡(14층)는 지난달 5일 직전 최고가(5억2000만원)보다 4300만원 오른 5억63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소형 아파트 수요 증가에 발맞춰 분양시장에서도 전용면적 60㎡ 이하 새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DL이앤씨가 이달 영등포구 유원제일1차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짓고 있는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를 분양한다. 총 550가구의 규모로, 이 중 일반분양 물량 111가구가 모두 전용 51∼59㎡의 소형 아파트로 구성된다.
롯데건설도 이달 성북구 삼선5구역 재개발을 통해 선보이는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에 전용 59㎡ 소형 아파트를 구성해 선보인다. 총 1223가구의 대단지로, 509가구(전용 59·84㎡)가 일반분양이며 일반분양 물량 중 전용 59㎡는 369가구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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