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에 진땀 뺀 백화점, 강추위 예고에 ‘반색’

권이선 2024. 11. 18. 06: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업계 3사 2024년 마지막 정기세일 돌입
이상고온 영향 가을의류 수요 저조
롯데·신세계·현대百 3분기 실적 ‘뚝’
고물가·소비침체 명품 부진도 한몫
역대급 한파 예보 4분기 반등 노려
아우터·모피 등 물량 20%이상 확대
최대 70% 할인에 추가 세일 행사도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하면서 백화점 업계가 일제히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더위가 길어지는 등 날씨까지 악재로 작용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백화점들은 4분기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을옷 장사를 일찌감치 접고 대규모 의류 할인전을 펼치며 겨울옷 판매를 늘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일제히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수익성 개선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판매·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은 불어났으나 매출이 이를 떠받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모양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한 의류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는 유통 지주사인 롯데쇼핑에서 전년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주력 사업인 백화점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75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7억원으로 8% 빠졌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 5683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으로 각각 2.1%, 11.0%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이 6196억원으로 2.5%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으나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4.8% 줄면서 수익성은 악화했다.

업계에서는 10월까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이달 들어서도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간절기 의류에 대한 수요가 저조했다고 분석한다. 백화점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패션 부문이 침체를 겪으면서 실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백화점에서 아웃도어(야외활동복), 스포츠, 여성·남성 패션, 아동, 골프 등 의류 매출 비중(연간 기준)은 40∼50%에 달한다.

실제 지난달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백화점의 여성 정장(-9%), 여성 캐주얼(-3.4%), 남성 의류(-8.2%), 아동 스포츠(-1.8%) 등 전반적인 패션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꺾였다. 이 여파로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도 코로나19 사태 와중이던 2020년 4분기(-6.0%) 이후 15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0.7% 역성장을 기록했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 여파로 ‘젊은 명품족’의 이탈도 실적 부진에 한몫했다. 명품 판매는 연간 매출 비중 20% 안팎을 차지하는데, 현대백화점(11.6%)만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을 뿐 롯데(5.0%)와 신세계(6.6%) 모두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꺾였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한 매장에서 직원들이 해외 유명 브랜드의 코트, 가방 등 겨울 시즌오프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다만 4분기에는 업황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4분기는 백화점 업계의 최대 성수기다. 특히 올겨울에는 이상기후로 극심한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단가와 마진이 높은 동절기 패션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백화점 3사는 지난 15일부터 올해 마지막 정기 세일에 돌입해 대규모 패션 할인전을 펼치고 있다.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2024 라스트 세일’을 진행 중인 롯데백화점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함께 총 600여개 브랜드 할인 행사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겨울철 필수 아이템인 구스 다운과 쇼트패딩, 롱패딩 등 인기 아우터까지 전 상품군에 걸쳐 10∼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아울렛에서도 24일까지 ‘아우터 슈퍼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아웃도어, 스포츠, 키즈, 여성패션 상품군 등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한 의류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5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올해 마지막 정기 세일을 시작했다. 이번 세일에서는 패딩, 코트, 모피 등 겨울옷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렸다. 쉬즈미스와 로가디스, 바쏘 등의 여성·남성 패션 겨울 인기 상품을 최대 50% 할인한다. 닥스 핸드백과 쿠론 핸드백을 비롯해 겐조키즈, 마리떼키즈 등 인기 아동복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강남점 지하 1층에서는 국내외 모피 브랜드 상품을 최대 70% 할인하고 패션 편집숍인 분더샵에서는 베트멍을 비롯한 해외 패션 인기 브랜드를 최대 40% 할인한다. 24일까지는 아우터 페어를 펼친다. 참여 브랜드로는 노비스, 파라점퍼스, 나이키, 아디다스, 코오롱스포츠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압구정본점 등 15개 백화점과 8개 아울렛, 커넥트현대 부산 등 전국 24개 전 점포에서 쇼핑 페스타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인 ‘더 세일’을 통해 300여개 브랜드 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60% 저렴하게 선보인다. 패딩·코트 등 아우터 물량은 브랜드별로 지난해보다 최대 20% 이상 늘렸다. 세일 기간 첫 주말인 17일까지는 질스튜어트·바네사브루노·바앤쉬 등 컨템포러리 브랜드 49개가 참여해 겨울 신상품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선보였다. 현대아울렛도 15일부터 24일까지 아우터 페스티벌을 진행해 겨울 의류를 장만하는 고객 수요 잡기에 나선다. 패딩 및 코트 등 아우터를 아울렛 가격(최초 판매가 대비 30~70% 할인)에서 최대 20% 추가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