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이곳으로 돈이 흐른다… 방산·조선 ETF 등 주목 [마이머니]
지속되는 전쟁과 자국 중심주의
美,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국내·외 방산업체들 수혜 가능성 높아
韓 조선산업도 美 협력 요청으로 각광
일론 머스크 관련 산업도 뜬다
테슬라 밸류체인 기업 투자 매력 상승
스페이스X 관련 우주항공도 사업 관심
‘AI 붐’이 초래 전력난에 원자력 급부상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 ‘트럼프의 귀환’이 확정되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밀어닥칠 변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은행 예금에 묶여 있던 개인 자금이 대거 미 주식과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한 투자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4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587조6455억원으로, 지난달 31일보다 10조1088억원(1.7%) 줄었다. 이들 은행의 적금 잔액은 같은 기간 7871억원(2.0%) 줄었다. 반대로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 잔액은 7523억원(1.9%) 늘었다.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는 미 대선 직후인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뒤 엿새째 10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4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000억7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순매수 규모가 2억7500만달러에 달했다.
트럼프 2기 정권에서 수혜를 입을 대표 업종으로는 우선 방산산업이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갈등에 따른 중동정세 격화, 중국-대만 간 양안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다. 전 세계 국가의 방위비 증액이 예고되는 형국이다.
한화자산운용이 운영하는 ‘플러스(PLUS) K방산 ETF’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국내 방산기업의 주식을 주된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에프앤가이드(FnGuide)의 K방위산업지수를 추적 대상 지수로 삼아 지난해 1월 상장했다. 이후 지난달 말까지 수익률 115.82%를 기록해 코스피(12.87%)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수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FA-50 경공격기를 생산하고 F-21 전투기를 개발 중인 한국항공우주, K-2 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 등이 주된 투자 대상이다. 이외에 LIG넥스원, 한화오션, 풍산 등도 포함돼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29일 신규 상장한 ‘타이거(TIGER) 미국 방산 TOP10’은 미 방산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다. 미래에셋의 ‘U.S 디펜스(Defense) TOP10 인덱스’를 기초지수로 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군사력 증강 및 방위산업 재건을 주요 정책으로 삼은 만큼 미국 내 방산업체의 수익 실현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대표적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는 ‘톱4’인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노스럽 그루먼,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에 집중 투자한다. 상장 이후 약 2주가 지난 13일 현재 수익률은 2.61%다.
방산산업의 연장선상에서 한국의 조선산업도 트럼프 2기의 혜택을 얻을 업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과의 갈등 아래 조선업이 쇠락한 미국이 한국 업체와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직접 거론한 바 있으며,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의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신한자산운용이 내놓은 ‘솔(SOL) 조선 톱3 플러스’는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조선산업 대표 3개 종목 및 밸류체인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에프앤가이드의 ‘조선 톱3 플러스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며, 국내 3대 조선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외에 HD현대미포, HD현대중공업 등에 투자한다. NH-아문디 자산운용이 내놓은 ‘하나로(HANARO) Fn 조선해운 ETF’는 국내 조선 및 해운 관련 10개 업체에 투자한다. 에프앤가이드의 조선해운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며 3대 조선사 외 국적 해운사인 HMM, 대한해운 등도 투자 대상에 포함했다.
◆AI·원자력·우주 관련 사업 관심도 ↑
‘트럼프 2기’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중에는 이번 대선의 최고 공신인 테슬라 창업주 머스크와 관련된 우주·항공산업도 있다. 머스크는 우주 탐사기업인 스페이스X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코덱스(Kodex) 테슬라 밸류체인 팩트셋 ETF’는 테슬라 투자 비중을 25%로 정해 이 기업의 성장성과 함께 밸류체인 기업에 동시 분산 투자한다. 이를 통해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전기차 관련 산업 전반에 대해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삼성자산 측의 설명이다. ‘팩트셋(FactSet) 테슬라 밸류체인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데, 테슬라를 목표 기업으로 해 1·2차 부품 공급업체 중 목표 기업과의 매출액, 국가, 글로벌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의 정성적 분석 등을 종합해 연관성과 시가총액이 높은 25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타이거(TIGER) 우주방산 ETF는 우주·항공 및 방산산업 관련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또 다른 공약으로는 원자력발전 확대도 주목해볼 만하다. 인공지능(AI) 붐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신규 원전 건설 등을 약속했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시절에도 원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KB자산운용이 내놓은 ‘라이즈(RISE) 글로벌 원자력 ETF’는 ‘아이셀렉트(iSelect) 글로벌 원자력 지수’를 추종한다. 국내(30%)와 글로벌 기업(70%)에 고루 투자한다. 원전 관련 기업 중 시총이 1억달러 이상이면서 60일 평균 거래대금이 30만달러를 웃도는 ‘유동성 확보’ 기업에만 투자한다. 세계 최대의 우늄 생산기업 카메코, 미국의 최대 원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원전용 부품 및 장비를 제조하는 글로벌 기업 BWX테크놀로지스 등과 소형원자로(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 등에 투자한다.
NH-아문디 자산운용의 ‘하나로(HANARO) 원자력 iSelect ETF’는 HD현대일렉트릭,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공사, LS 일렉트릭 등 국내 원자력 및 전력 인프라 관련주에 투자한다.
트럼프 2기 정책의 파장에 미리 대비한 상품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정확대 정책을 추진할 것을 공언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재발이 예상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에이스(ACE) KRX 금 현물 ETF’는 국내 최초의 금 현물 투자 ETF로, 한국거래소가 산출 및 발표하는 금 현물 지수를 추종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현물에 투자하는 만큼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통해서도 투자할 수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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