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재고떨이에 직격탄…'보릿고개' 철강 3사, 허리띠 졸라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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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 과잉, 건설경기 침체 등 여파로 국내 철강사들의 공장 가동률이 최근 3년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건설경기 부진으로 중국 내 건축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로 쌓인 재고를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했고, 국내 철강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건설경기의 회복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현재로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국내 철강업계에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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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 과잉, 건설경기 침체 등 여파로 국내 철강사들의 공장 가동률이 최근 3년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는 철강 시황이 단기간 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생존을 위한 방책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지난 3분기 공장 가동률(조강)은 84.2%로 4.3%포인트 내려갔다. 이 기간 포스코도 공장 가동률(조강)이 87.6%에서 85%로 떨어졌다. 동국제강의 공장 가동률 역시 봉형강이 86.9%에서 77.4%로, 후판이 66.7%에서 63.8%로 각각 하락했다. 모두 최근 3년 새 최저 수준의 가동률이다.
이는 국내 철강사들이 재고와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감산에 나선 여파다. 현대제철은 올해 인천공장 전기로의 특별보수를 6개월 넘게 실시했다. 통상 전기로 보수 공사가 2~3주면 끝난다는 점에서, 업계는 생산량을 줄이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6월부터 인천 전기로 공장에 '상시 야간조업'(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체제를 도입했다.
이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가 공세,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철강 시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또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나라다. 하지만 건설경기 부진으로 중국 내 건축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로 쌓인 재고를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했고, 국내 철강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한국 철강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3사 합산 1조6501억원)이 전년동기보다 47% 감소했다.
철강사들은 지금의 보릿고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중국 건설경기의 회복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현재로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국내 철강업계에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국내 철강사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미국 내 철강산업 성장을 위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거나 쿼터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며 "한국 철강사들의 통상환경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자구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제철은 지난 13일 직원들에 포항2공장 제강, 압연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셧다운)을 추진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포항2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제강 기준 100만톤이다. 현대제철 전체 생산 물량의 5% 정도로 알려졌다.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중국산 후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에 나섰다. 열연 등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심각성 정도를 따져, 이 역시 반덤핑 제소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된 중국 스테인리스강 생산법인 장가항포항불수강 매각을 검토 중이다.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은 포스코가 처음으로 해외에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설비를 구축한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공급 과잉 등 여파로 1699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의 필요성 또는 가능성에 대해 다양하게 좀 더 검토를 하고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경기 불황에 따라 건설, 가전 등 수요 산업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생존을 위해 감산, 매각 등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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