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흥정 패턴 알기에…중 “위기보단 기회”

2024. 11.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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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본 미 대선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그의 대중 정책 ‘시그니처(signature·대표적인 특징)’라 할 수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시점부터 보면 6년 만의 ‘권토중래’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주창하며 당선됐다. 제1기 때와 비교해도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60%까지 부과하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앞세워 한층 더 강력해진 모습이다.

그런데도 트럼프의 귀환에 대해 중국은 오히려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며, ‘기회’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 근거는 첫째,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했다. 상인 출신의 트럼프는 이미 한 번 겪어본 상대다. 중국은 트럼프가 협상에 임할 때 나타나는 ‘흥정 패턴’을 안다. 그의 당선 이후 ‘병사가 오면 장수로 막고, 홍수가 나면 흙으로 막는다(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고 준비할 수 있다)는 말이 중국에서 회자하는 이유다.

둘째, 현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집권 후 트럼프의 대중정책을 철회하기는커녕 동맹국을 규합해 중국을 서서히 조여오는 봉쇄전술을 폈다. 그것도 ‘생각이 다른’ 이념, 가치관 문제와 엮었다. 이에 반해 트럼프는 현실에 기초한 무역의 실질적 ‘이해득실’로 거래한다. 트럼프의 접촉방식이 ‘터프(tough)’할 수 있지만, ‘상호이익’의 접점에서는 문제해결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셋째, ‘불예측성’을 동반한 강력한 압박 전략을 쓰는 트럼프 리더십이 중국을 하나로 단결시키고, 과거 엄두를 내지 못했던 ‘사회개혁’과 ‘자력갱생’의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 가령 중국의 대미 수출은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8년 21.8%에서 2023년에는 14.8%로 감소했지만, 중국 전체 대외수출액은 9000억달러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즉 미·중 무역전쟁과 바이든의 ‘디커플링’ 전략을 거치며 오히려 중국 무역은 다원화가 진행됐다. 특히 ‘전기차’, ‘리튬이온전지’와 ‘태양패널전지’는 물론, 거국체제를 동원한 ‘반도체 산업’의 국산화 진행은 트럼프 2기 시대 중국이 어떻게 대응해갈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국봉 한국한중의원연맹 초대국장·시베이(서북)사범대 석좌교수



이 밖에 중국은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기구 및 유럽연합과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다자주의 행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기존 BRICS에 새로 가입한 국가들을 포함한 확장 형태)와 전략 소통 및 협력 강화는 물론 ‘글로벌사우스’ 국가들 발전에도 앞장서며 트럼프 2기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절대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익인 대만 문제 역시 중국은 기회로 본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말하는 트럼프는 대만을 위해 어떠한 희생도 치르려 하지 않고, 대만을 보호하기 위해 돈을 쓸 생각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대만은 방어를 위해 미국의 군사무기를 더 사야 하고, 보호비를 지불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는 결국 트럼프가 대만과 대륙(중국)을 같은 체급으로 보지 않고 ‘(대만에) 어떤 가격을 받을 수 있나 혹은 (중국에) 어떤 가격에 팔 수 있느냐’는 관점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태도는 대만이 중국에 팔리지 않으려면 ‘그만큼 더 비용을 지불하라’는 식이다. 결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전략적 공간과 여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국봉 한국한중의원연맹 초대국장·시베이(서북)사범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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