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총알은 남았는데 쏠 곳이 마땅치 않네
최원태는 큰 출혈 우려 고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장현식은 시장을 달군 최대어 중 한 명이었다.
원소속팀 KIA를 포함해 불펜 보강이 필요한 삼성이 뛰어들었으나 결국 장현식의 행선지는 LG였다. 장현식은 LG와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연봉 36억원)으로 온전히 모든 금액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서울행을 결심했다. 삼성은 장현식을 원하는 팀 중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보장금액에서 밀렸다.
이 과정에서 삼성의 이번 시즌 스토브리그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확인해볼 수 있다. 충분히 ‘머니 게임’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제 영입을 원했던 선수는 다른 팀으로 갔고 ‘총알’만 남았다. 삼성은 어떤 선수에게 마련된 자금을 쓸 수 있을까.
남은 FA 자원들 중 전력 보강을 꾀할 수 있는 후보군은 많지 않다.
남은 불펜 FA 선수 중 성적만 봤을 때 김강률, 노경은 등 정도가 후보군이다. 김강률은 올시즌 53경기 12홀드 평균자책 3.00을 기록했다. 노경은은 올해 77경기 83.2이닝 30실점(27자책) 평균자책 2.90을 기록했다. 38홀드로 홀드왕에 올랐다. 하지만 둘 모두 나이가 많아 장현식 급 ‘총알’이 필요하지는 않다.
선발 자원인 최원태에게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다승왕을 차지한 원태인이 있지만 나머지 2자리는 아직 불확실하다. 좌완 이승현도 선발 보직 전환 후 첫 풀타임이었고 황동재, 이승민 등도 아직은 물음표가 있다. 베테랑 백정현도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후반부에는 선발 투수 대신 중간 계투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만약 최원태를 영입할 경우에는 준비되어 있는 총알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한화가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선발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원에 계약했다. 최원태는 엄상백과 비슷한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원태는 FA등급이 A등급이라 보상 선수도 발생한다. 선발 자원이 없는 것도 아닌데 삼성에서 그만한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눈물을 삼킨 삼성은 다음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큰 손 중 하나였다. 올해는 소강상태에 접어든 시장에서 어떤 ‘소비’를 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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