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1일 새벽 실적 발표…기술주 운명이 달렸다[이번주 美 증시는]

권성희 기자 2024. 11. 1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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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가 주식시장에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사상 처음으로 S&P500지수는 6000을, 다우존스지수는 4만4000을 돌파하며 미국 증시는 대선 후 랠리를 누렸지만 지난주에는 금리가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에 하락 반전했다. 지난주 다우존스지수는 1.2% 떨어지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1%와 3.2% 하락했다.

트럼프의 법인세율 인하와 규제 완화 등 친기업적 정책들은 증시에 우호적이지만 이러한 친성장적 정책으로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면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난주 후반에 투자 심리가 약화된 결정적인 원인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4일 댈러스에서 지금 경제 상황으로 볼 때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발언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트럼프의 감세 정책은 재정적자를 확대시켜 국채 공급을 늘리고 관세 정책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이란 우려로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증시에 부담을 가하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426%로 마감해 4.5%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이벤트는 오는 20일 장 마감 후(한국시간 21일 오전 6시 이후)로 예정된 AI(인공지능) 칩 회사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이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는 나스닥지수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는 주가가 많이 오른 기술주에 매물이 집중됐기 때문인데 엔비디아의 실적은 기술주가 다시 날아오르느냐, 더 깊은 조정으로 들어가느냐를 결정짓는 변수다.

엔비디아는 지난 7일 1148.88달러로 마감하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뒤 지난 15일까지 6거래일 동안 4.6% 하락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며 3.3% 급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8~10월 분기 매출액이 331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성장률은 전 분기(지난 5~7월)부터 둔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8~10월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75센트로 전 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EPS 성장률 역시 여전히 놀라운 수준이긴 하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둔화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제시할 올 11월~내년 1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는 366억달러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지난 7분기 연속으로 실적과 매출액 가이던스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며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왔다. 다만 지난 5~7월 분기 실적 발표 때는 컨센서스 상회 폭이 이전만큼 크지 않아 실망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하락했다.

이번 어닝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으로 생산을 시작한 블랙웰 칩에 대한 수요 동향이다. 블랙웰 칩 수요는 엔비디아의 내년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미즈호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비제이 라케쉬는 엔비디아의 올 11월~내년 1월 매출액 가이던스가 367억달러로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블랙웰 칩의 본격적인 생산량 증대가 내년 1월에 이뤄지면서 블랙웰 칩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엔디비다의 주력 칩이 호퍼에서 블랙웰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일 뿐으로 보인다.

미즈호증권의 또 다른 애널리스트인 조던 클라인은 2026년 회계연도 하반기(내년 8월~2026년 1월)가 되면 "엔비디아의 공급망이 풀-랙(Full-rack) NVL 72 시스템을 실제 (수요) 물량으로 생산해 출하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 성장세가) 대규모 주문과 억눌렸던 수요에 힘입어" 가속화할 것으로 낙관했다.

결국 지난 8~10월 분기 실적과 올 11~1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는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폭이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내년 실적 전망은 밝다는 의견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내년 1월까지 주력 칩 전환에 따른 과도기 실적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외에도 이번주에는 오는 19일 개장 전에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로우스, 20일 개장 전에 역시 유통업체인 타겟이 실적을 발표한다.

경제지표로는 오는 21일 발표되는 10월 경기선행지수와 22일 공개되는 11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 지수가 주목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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