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농산물 수급안정 키는 ‘국내 생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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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안 심의 기간이 돌아왔다.
하지만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저율관세할당(TRQ) 확대 등에 의존한 농산물 수급 정책이 장기화하는 만큼 현장에선 국내 농업생산을 뒷받침하는 지원 확대에 목말라하고 있다.
이같은 금액의 일부만 무기질비료 가격 보조사업에 지원해도, 농산물 수급안정에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농산물 수급 정책의 열쇠는 수입이 아닌 국내 생산 지원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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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안 심의 기간이 돌아왔다. 내년도 국가 살림규모를 결정짓는 시기인 만큼 모든 관심은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2025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안은 올해보다 2.2% 증가한 18조7496억원 규모다. 국토교통부(4.5% 감소), 통일부(3.7% 감소), 행정안전부(0.5% 감소), 산업통상자원부(0.2% 증가) 등 주요 부처의 지출규모가 올해보다 축소되거나 동결된 데 반해 농업예산이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 보조사업’이 정부안에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농기자재와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면서 가구당 농업경영비가 2021년 2423만원에서 지난해 2678만원으로 10.5% 증가했다. 무기질비료 가격 보조마저 중단될 경우 농가 부담이 더욱 늘어나리라 우려된다.
이는 단순히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농비 부담으로 적정 시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농산물 생산량 감소로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상기후에 따른 작물 생육환경 변화로 품목을 가리지 않고 수급불안 사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무기질비료 지원이 필수다. 여당은 올해 4·10 총선을 앞두고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농촌 현장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저율관세할당(TRQ) 확대 등에 의존한 농산물 수급 정책이 장기화하는 만큼 현장에선 국내 농업생산을 뒷받침하는 지원 확대에 목말라하고 있다.
농산물 수입에 대한 관세 지원액은 2022년 5691억원, 지난해 4012억원으로 최근 2년 동안 9703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지원은 세수 감소라는 부작용을 불러올뿐더러 소비자물가지수 변동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금액의 일부만 무기질비료 가격 보조사업에 지원해도, 농산물 수급안정에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반갑게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내년에도 무기질비료 가격 보조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여야가 뜻을 모았다고 한다.
이제 공은 예산안 본심사를 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재정당국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농산물 수급 정책의 열쇠는 수입이 아닌 국내 생산 지원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
최범진 한농연 정책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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