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 16억원 시대"…이유있는 분양가 고공행진

이수현 2024. 11.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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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분양 행진에 서울 평균 분양가 역대 최고
분양가 상승 압박 지속…구축단지 영향 가능성도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토지비와 건축비 상승세 속 강남권 분양 단지가 늘어나면서 분양가에 영향을 준 가운데 분양가 상승이 인근 구축 단지 거래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10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일 기준 지난 1년 동안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당 1420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전월(1338만3000원) 대비 6.13%, 1년 전(974만4000원)과 비교하면 45.76% 오른 수준이다. 지난달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서울 평균 분양가는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평형별로 60㎡ 이하 소형 주택의 ㎡당 분양가는 1359만6000원을 기록했고 60㎡ 초과 85㎡ 이하는 1426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1평(3.3㎡) 기준으로 환산해 본다면 각각 4494만5000원, 4716만원이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타입의 공급면적이 32~35평임을 감만하면 해당 평형의 평균 분양가가 15억~16억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분양가 상승은 인건비와 건축비 등 공사비가 치솟은 점이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분양 단지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에 몰려있던 점이 반영되며 서울 전체 분양가를 끌어올린 측면도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를 보면 총 24곳으로, 이 중 7개 단지가 강남 3구에서 분양된 물량이다. 최근 HUG로부터 분양 보증을 받은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와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의 경우도 서울 평균 분양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시장에 나왔다.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 기준으로 약 1978만원, '잠실 래미안아이파크'는 1639만원을 기록해 서울 평균 분양가보다 높았다. 3.3㎡당 가격은 6530만원, 5409만원으로 전용 84㎡ 타입의 최고 분양가는 각각 22억3080만원, 19억870만원이다.

분양보증을 받은 후 1년이 지나 통계에서 빠진 분양 단지는 강남 이외 지역에 몰려 있다. 성북구 보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3.3㎡당 분양가가 3499만원으로 발코니 확장 금액을 포함해도 전용 76㎡ 기준 9억5400만~11억1500만원에 분양했다.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도 평당 분양가 3435만원에 책정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 등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분양이 이어지고 초고가 아파트 분양이 나오면서 서울 평균 분양가를 끌어올린 것"이라며 "그 외 지역의 올해 누적 분양가 상승폭은 4~5% 수준으로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가팔랐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사비와 토지비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9월 건설공사비지수에 따르면 지난 9월 주거용건물의 건설공사비지수(잠정)는 129.76으로 전월(128.70) 대비 0.79% 상승했다. 기준(100)인 2020년과 비교해도 29.76% 상승했다.

토지비 상승률도 마찬가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지가지수는 102.185로 17개월 연속 상승했다. 기준(100)인 지난해 12월 대비 2.185% 상승한 수치다.

서울 종로구 북악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이수현 기자]

전문가들은 가파른 분양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인근 지역의 구축 단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축 매수가 힘들어진 수요자들이 비슷한 조건의 인근 단지로 이동해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수요자의 보유 자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도 적용이 된 상황"이라면서 "주택 가격이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는 가격을 넘어서면 더 저렴한 구축으로 일부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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