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조유민·배준호 ‘대전發 월드컵 브로맨스’

쿠웨이트시티(쿠웨이트)/장민석 기자 2024. 11. 1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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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조합으로 전열 갖춘 홍명보호

‘홍명보호’는 17일 오후 전세기를 타고 요르단 암만에 입성했다. 19일 오후 11시(한국 시각) 팔레스타인과 월드컵 3차 예선 6차전을 벌이는 결전지. 홍명보 감독은 “올해 A매치 마지막 일정을 5연승으로 마감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명보호’는 안팎 악재(주축 선수들 부상과 감독 선임 과정 논란)를 극복하고 순항하고 있다. 4연승을 달리며 B조 선두(4승 1무). 상대가 한 수 아래인 덕도 있지만 ‘대전 커넥션’과 ‘신예들 약진’이 저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래픽=양인성

◇홍명보호 신(新)실세 ‘대전 커넥션’

지난 14일 쿠웨이트를 3대1로 물리친 뒤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은 황인범(28·페예노르트)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진짜 오늘 지단! 지단!”이라며 웃었다. 이날 감각적 패스로 2도움을 올린 황인범 플레이가 프랑스 전설 지네딘 지단(54)을 떠올리게 했다는 칭찬이다.

대한축구협회 한 직원은 “포르투갈 출신 주앙 아로소 대표팀 수석 코치는 황인범을 볼 때마다 ‘왜 네덜란드 리그에 있는 줄 모르겠다. 더 높은 리그에서 뛰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고 전했다. 소속팀 페예노르트 팬들은 ‘황인범은 우리의 한국인이다. 김정은도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가사를 넣어 응원가를 부른다.

황인범은 올 시즌 페예노르트에 입단한 뒤 9월 구단 이달의 선수, 10월 네덜란드 리그 이달의 팀에 선정되는 등 리그 최정상급 미드필더로 올라섰다. 이번 쿠웨이트전에서도 한 박자 빠른 크로스, 절묘한 스루패스로 득점을 이끌었다.

배준호(21·스토크시티)와 합작한 세 번째 골을 두고 황인범은 “눈빛을 교환한 뒤 패스를 찔러줬는데 준호가 기가 막히게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둘은 ‘대전 선후배’ 사이다.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의 아들’(충남기계공고 졸업)로 통하는 황인범은 2015~2018년 대전 시티즌에서 88경기(15골 11도움)를 뛰고, MLS(미 프로축구) 무대로 진출하며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배준호는 2022년 대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 작년 8월 잉글랜드(2부 리그 스토크시티)로 진출했다. 황인범은 “나는 대전 토박이일 뿐이고, 배준호는 대전 팬들이 정말 두고두고 자랑스러워할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손흥민이 허벅지를 다쳐 대표팀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황희찬(28·울버햄프턴)과 엄지성(24·스완지시티)까지 경기 도중 부상으로 교체돼 어렵게 기회를 잡게 된 배준호는 요르단·이라크와 2연전에서 각각 1도움씩 올리며 홍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이번 쿠웨이트전에선 득점까지 올리며 A매치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 가장 확실한 교체 옵션으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김민재(28)의 중앙 수비 파트너 자리를 맡은 조유민(28)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주역 중 하나. 당시 김민재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조유민은 대전 주장으로 뛴 2022시즌, 김천 상무와 벌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동점골을 넣는 등 1부 승격 주역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UAE(아랍에미리트) 샤르자로 이적했다. 중동 무대에 금세 적응한 그는 그 좋은 모습을 중동 팀과 맞붙는 이번 3차 예선에서 이어가고 있다.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김민재와 조유민은 2002 월드컵 당시 최진철과 김태영 수비 조합을 보는 듯하다”며 “조유민은 키(182㎝)가 그렇게 크진 않지만, 스피드와 위치 선정, 몸싸움이 뛰어나 김민재와 좋은 호흡을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 출신 세 선수 외에도 이번 홍명보호엔 2022 카타르 월드컵 주전 라이트백 김문환(29)과 2013 U-20 월드컵 8강 주역인 골키퍼 이창근(31) 등 현 대전 소속 선수가 2명 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간신히 강등을 면한 하위권 팀 대전이 홍명보호의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 것이다.

◇팀에 활기 불어넣는 새 얼굴들

‘대전 커넥션’과 더불어 새 얼굴들도 눈에 띈다.

홍 감독은 부임 당시 월드컵 본선 진출과 함께 미래 자원 발굴이란 목표도 밝혔는데 소집 때마다 신예들을 명단에 올리고 있다. 3차 예선 기간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는 9명. 그중 10대 양민혁(18·강원)을 포함해 23세 이하 선수가 6명이다.

이태석(22·포항)과 이현주(21·하노버)는 이번 쿠웨이트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을용 아들’로 부자(父子) 대표 선수로 이름을 새긴 이태석은 무난한 데뷔전을 통해 이명재(31·울산)와 왼쪽 풀백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이현주는 “TV에서만 보던 형들과 함께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했다.

‘오 브러더스’ 오세훈(25)과 오현규(23)는 지난달 나란히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고, 홍명보호에서 2골씩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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