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17도 뚝, 서울 첫 영하권

박상현 기자 2024. 11. 1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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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 한파주의보 발령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7도를 기록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방문객들이 목도리와 모자, 장갑을 착용하고 걷고 있다. 18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로 예보됐다. /뉴시스

북쪽에서 영하 20도의 찬 바람이 내려오며 18일 전국에 한파(寒波)가 예고됐다. 서울의 출근길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며 올가을 들어 가장 춥겠다. 이달 말까지 찬 바람을 몰고오는 대륙고기압 세력이 강약을 반복하며 기온 등락 폭이 클 전망이다.

그래픽=정인성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공 5㎞ 부근으로 북쪽에서 찬 바람이 거세게 들어오며 18일 전국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겠다. 지난 16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14.8도를 기록하며 초가을 수준으로 포근했던 서울은 17일에는 8도 가까이 급락하며 아침 최저 영상 7도를 기록했다. 이어 18일엔 9도 더 내려가 최저 기온이 영하 2도까지 떨어지는 등 불과 이틀 새 17도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가을 서울(종로구 송월동 기준)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것은 처음이다. 작년(11월 11일)보다 일주일 늦은 기록이다. 이날 강원 대관령(아침 최저 영하 6도), 경기 파주(영하 5도), 전북 남원(영하 2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영하권 추위가 찾아오겠다. 18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에서 영상 4도, 낮 최고기온은 6~13도로 예보됐다.

18일 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안팎 떨어지면서 17일 오후 8시를 기해 전국 곳곳에 한파 특보가 발령됐다. 한파주의보는 강원 양양·정선, 충북 옥천·영동, 대전, 전남 담양·곡성·구례·장성·순천·완도·영광, 전북 고창·순창·정읍, 경남 양산·김해, 부산, 제주 산지, 한파 경보는 전북 진안·무주·장수에 각각 발령됐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내려가 영상 3도 이하일 때, 경보는 15도 이상 내려가 영하 3도 이하일 때 내려진다.

18~19일에는 전국 내륙에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18일에는 전국적으로 순간 초속 15m 안팎의 거센 바람도 불 것으로 예상된다. 초속 15m의 바람은 사람이 맞서 걸어가기 어렵고, 창문이 강하게 흔들리는 정도다. 18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인데 강풍으로 인해 체감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진다.

이번 한파는 한반도의 계절이 초겨울에 근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권에 자주 놓이면서 늦가을인 11월 중순까지도 전국적으로 초가을에 가까운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한반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지나는 이동성 고기압이 자주 발달하며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바람을 막아주는 일종의 방패 역할을 한 것이다. 올가을 단풍이 평년보다 늦은 것도 찬 바람이 자주 들어오지 못하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섭씨 5도 아래로 기온이 여러 번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한파는 북쪽 대륙고기압 세력이 강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북쪽 찬 바람이 내려오는 바람길이 자주 열리며 한파도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파가 그 신호탄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장악한 후 그 자리를 대륙고기압에 넘겨주며 겨울을 맞는다. 여름의 기단과 겨울의 기단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맞는 환절기가 가을이다. 그런데 온난화 여파로 여름이 길어지고, 갑작스럽게 한파가 닥치면 겨울이 시작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우리가 체감하는 가을이 점점 짧아지는 것이다.

비가 그치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1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 위에 털망토를 두른 채 관람을 하고 있다. /뉴스1

다만 가을이 이대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륙고기압은 11월 말까지 세력의 강약을 반복한다. 이런 대륙고기압의 수축과 팽창으로 11월 말까지는 초겨울 추위가 찾아왔다가 평년 수준을 회복하는 날씨가 반복될 전망이다. 그러다 대륙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완전히 장악하면 우리나라는 겨울을 맞는다.

이번 추위도 화요일인 19일까지 이어지다가 주 중반 우리나라가 대륙고기압 영향권에서 벗어나며 차츰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19일은 전국이 아침 최저 영하 5도에서 영상 7도, 낮 최고 8~15도의 기온 분포를 보이고, 대륙고기압 가장자리에 드는 20일에는 아침 최저 영하 1도에서 영상 8도, 낮 최고 11~16도로 기온이 오르겠다. 목요일인 21일부터 일요일인 24일까지는 한반도가 다시 이동성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며 찬 바람이 그치고 기온도 평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다만 11월 말로 향하는 만큼 기온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출근길에는 춥겠다. 서울은 19일 아침 최저 0도에서 20일 2도, 21일 6도까지 기온이 오르다가 22~24일에는 0~2도를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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