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공사 후 못 받은 돈 17조 넘어
국내 10대 건설사가 국내외에서 공사를 하고도 받지 못한 돈(미수금)이 올 들어 7000억원 넘게 증가해 17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특성상 수주 실적이 늘면서 미수금이 증가한 측면이 있지만, 향후 건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형 건설사의 미수금 증가가 중소 건설사나 협력 업체의 공사비 결제 지연으로 확산하면 영세 업체의 도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국내 시공 능력 평가 10대 건설사 중 미수금 항목을 공개한 9개 건설사의 미수금 총액은 약 17조6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16조9336억원)과 비교하면 7034억원(4.2%) 늘었다. 공사를 마치거나 약속한 공정률을 달성하고도 발주처에서 받지 못한 공사비나 분양 사업에서 아직 들어오지 않은 분양 대금 등이다.
대형 건설사 중 미수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현대건설(약 5조1066억원)로 작년 말(3조4299억원)보다 49% 늘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측면이 있고, 분양 미수금의 경우 대형 사업장에서 입주가 시작되면 해소될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2조5344억원), 현대엔지니어링(2조2307억원), 포스코이앤씨(1조3515억원), 롯데건설(1조5625억원)도 작년 말보다 미수금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GS건설(1조9901억원), 삼성물산(1조7946억원), HDC현대산업개발(6428억원), SK에코플랜트(413억원)는 올 들어 미수금이 줄었다.
건설 업계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분양 경기 회복이 더딘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파트를 다 짓고도 분양되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전국 1만7262가구로 14개월 연속 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022년 착공한 아파트 사업장의 미분양 관련 손실이 내년 실적에 반영되면 수익성이 나빠지는 건설사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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