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게 멋져요… 온라인 ‘텍스트힙’ 열풍
카카오가 주최하는 출판 공모전의 응모작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글을 다루는 게 멋있고 개성 있다는 의미의 신조어인 ‘텍스트힙(text-hip)’이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올해 12회째를 맞은 도서 출판 공모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작 수가 1만437편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카카오는 2015년부터 일반인들도 도전할 수 있는 출판 공모전을 진행해 왔다. 지난 8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이번 12회 대회 응모를 받았는데, 참가자 수가 직전 대회에 비해 약 20% 증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전엔 매년 한 자릿수로 소폭 느는 추세였는데, 올해 갑자기 많아져 놀랐다”고 말했다.
텍스트힙은 개성 있고 유행에 밝은 것을 칭하는 ‘힙하다’와 ‘글’을 의미하는 텍스트가 합쳐진 신조어다. 국내에서는 올여름부터 MZ 세대를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종이책, 신문, 잡지 등을 읽는 모습이나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한 것을 사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도 유행이다.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쓴 글을 올리기도 한다.
유명인들이 소셜미디어나 방송에서 책 추천을 하고 책 읽는 모습을 보인 것이 텍스트힙 유행에 일조했다.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유튜브에 나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추천하자 이 책은 교보문고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허윤진이 메이크업 받으면서 책을 읽는 모습이나 책을 필사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해외에선 텍스트힙 바람이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1년부터 불기 시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올 초 ‘독서는 섹시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영국 1020 세대의 독서 유행을 조명했다. 덕분에 작년 영국 책 판매량은 역대 최고 수준인 6억6900만권을 기록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배우와 모델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온라인 북클럽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톱모델 카이아 거버나 영국 팝가수 두아 리파 등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읽은 책 목록을 올려놓고 화상으로 독서 토론을 하는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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