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성도 쇄신도 안 보이는 국민의힘, 즐길 때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대한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으면 즉시 정당의 재산을 가압류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보전금을 반환하지 않으면 정당의 경상 보조금에서 차감하는 이른바 ‘먹튀 방지법’도 발의했다. 대통령실 참모를 지낸 의원은 당 차원에서 ‘이재명 즉각 사퇴 위원회’와 ‘이재명 관련자 의문사 진상규명위’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 판결을 계기로 정치 공세를 강화한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그동안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두고 여러 번 충돌했고, 이는 친윤·친한 계파 갈등으로 번졌다. 윤 대통령이 뒤늦게 김건희 여사 문제를 사과하는 회견을 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세 번째로 통과시킨 ‘김 여사 특검법’ 반대와 특별감찰관 추진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당내 갈등이 봉합되는 와중에서 이 대표 1심 선고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상대 당의 위기가 무조건 기회가 되는 건 아니다. 법원이 이 대표에게 예상보다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정치인의 말과 행동의 책임성을 무겁게 봤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어떤가. 김 여사 명품 가방 문제는 검찰의 불기소 같은 법률적 결정과 상관없이 아직 미완의 문제로 남아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은 어떻게 해소되고 있는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명태균씨를 둘러싼 논란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명씨 구속에 이어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될 것이다.
국민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김 여사와 각종 의혹들을 어떻게 풀어가는 지 지켜보고 있다. 이 대표 유죄 판결에 환호하며 야당을 공격하기만 하면 여권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보통 착각이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왜 국민으로부터 질타받는지 잘못을 돌아보고 자기를 희생하는 변화와 쇄신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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