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징역형에 반격 기회 얻은 與, '김 여사 특검' 방어 가능할까
與 결속 통해 지지율 반등 기회 노려
'특검법' 막을 명분 생겨…이탈표 가능성 줄어
국민 눈높이 맞는 변화 제시는 남은 과제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유죄 판결에 국민의힘이 '반격의 기회'를 얻었다. 대통령실발 악재와 당내 갈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국민의힘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안으로는 결속을 다지고 밖으로는 단일대오 기조로 야당 공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법부의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이 대표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며 "국민의힘은 어제 더불어민주당 정권 5년간 뭉갠 특별감찰관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롯해 더 변화하고 쇄신하겠다"며 당의 변화 의지를 다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선고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 대표 무죄와 방탄을 위한 무력시위와 선동 정치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비겁한 거짓말에 대해 사죄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당내에서도 "사필귀정"이라며 이 대표의 의원직 상실형을 반겼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 '국토부로부터 협박받았다'며 거짓말을 늘어놓았던 이 대표에게 단죄가 내려졌다"며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비리 역시 사필귀정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일체제 이재명 일당에서 벗어나 당명에 부합하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며 "더 이상 민생과 정치를 이재명 무죄의 볼모로 잡지 말길 바란다"고 글을 남겼다. 안철수 의원도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힘으로 판결을 뒤집는 것은 이제 안 통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법치주의를 수호하려는 법원뿐 아니라 국민도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오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도 남아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당분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부각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당정갈등과 계파갈등으로 보수 공멸 위기감이 조성돼 있던 상황에서 결속하는 모습을 통해 이번 판결이 최근 지지부진했던 당의 지지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있어서도 이탈표 걱정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민주당의 김 여사 특검법 공세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물타기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민주당의 장외집회 또한 '이 대표 방탄용'이라고 비판해왔는데 이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생겼다는 것이다.
당은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위헌성이 있고 자신들과 합의된 수정안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며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일단 이 대표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을 환영하되 격한 반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당 고위관계자는 "일단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결문도 봐야 한다. 전체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지금부터가 국민의힘이 위기를 극복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될 중요한 시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이 대표와 민주당의 위기가 국민의힘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건 맞지만,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하면 결국 더 큰 화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여당이 단일대오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 건 맞지만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주어진 것과 다름없다"며 "야당이 사법적 대가를 치룬 상황에서 국민들은 여당에 눈을 돌릴 것이고 여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특검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어떻게 변화하고 쇄신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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